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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산수 Apr 20. 2023

2. 자칭 프로 한달살기러

말레이시아, 중국, 캐나다, 이번 태국이다.

나의 한달 살기를 뒤돌아 본다.


2015 말레이시아

둘째가 겨우 6개월이었지만 용감히 떠났다.     


더운 나라에서 아기 띠를 하고 다니니, 에어비앤비 숙소 이웃이  유모차를 빌려 주었다.

첫째 아이는 에어비앤비 아파트 내  어린이집 (Day Care)에서  오전 시간을 보냈다.  

아파트 게시판에서 알게 된  출장마사지사에게  둘째가 낮잠 잘 때 집에서 편하게 마사지를 받았다.  


여행 전 대략적 정보 검색과 대략적 계획을 갖고 나머지는 도착해서는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며 빠르게

적응했다.


이때부터 나의 해외 살기 적응력은 남달랐던 것 같다.     


우버(공유택시)를 타고, 에어비앤비(공유숙소)로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아파트를 구하고, 라인 메신저를 통해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동남아에서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동남아에 산다는 것은,  현지인의 저렴한 물가만 본다면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은 것처럼 보였지만,  발이 닿는 모든 곳은 자본주의의 영역이었다.


아이들과 동네 산책을 하자면 목 줄 풀린 개들이 돌아다녔고,   도보 10분 거리 슈퍼마켓을 가려면 인도와 도로 구분이 되지 않아 무질서한 오토바이 주행에 기진맥진해서 돌아와야했다.


안전한 곳은 결국 쇼핑몰 뿐이었다.

쇼핑몰에서는 잠시 앉으려고만 해도 커피 한 잔의 소비 활동을 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연스러운 동네 산책이 동남아에선 특정 부촌(외국인 관리 지역) , 타운하우스를 제외하곤 불가능했다.

동남아에서 한국 교민 골프 인구가 많은 것도 한국과 비교하여 저렴한 가격도 있겠지만, 이러한 이유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맘 편히 걷고 운동할 곳이 없다.


중간 레벨이 없는 소비 물가(키즈카페는 한국의 2배),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국가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타임 확성기 기도 시간 방송! (쉬고 싶은 시간에 쉴 수가 없다)

다음번 나에게 한 달 살기가 주어진다면 무슬림 국가는 반드시 제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7

중국 주재원 가족으로 3년을 보냈다.


돌아보면 중국은 인도에 버금가는 난이도다.

여행 유튜버도 감히 중국은 접근하지 못했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중국 여행 비자 발급 이슈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중국에서는 중국어를 하지 못하면 생활이 불가능하며 구글, 유튜브, 네이버 일부 등의 중국 외 국가 사이트에 대한 제약이 있다.


‘중국은 중국이다’

변화무쌍 중국에서 버텨낸 나의 정신력은 내 인생의큰 자양분이 되었다.



2019 캐나다

마지막 여름 방학은 밴쿠버 한 달 살기로 정했다.  

 

중국 생활에 지친 나에 대한 보상이었다.

미세먼지로 인해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중국 생활은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공기 맑은 청정 지역 캐나다 영어캠프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서도 비싼 국제 학교에 보내지 않고, 중국 유치원을 보내며 절약한 돈을 알차게 써보리라는 다짐도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어학원 혹은 에이전시를 통해 캐나다 캠프를 신청한다.

나는 수수료 등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구글 검색을 통해 밴쿠버 코퀴틀렘 내의 레크리에이션 센터와스포츠 캠프에 매주 스케줄을 달리해서 신청했다.


가보지도 않은 지역을 인터넷 정보만을 의지하며

숙소 선택, 두 아이의 캠프 일정을 계획하다 보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숙소선택이 끝나면, 렌터카 선택이 남았고,

밤낮으로 캐나다 교민 카페를 검색하며 울부짖었다.

‘나는 왜 캐나다 사는 이모가 없는 것일까...’


우린  성수기인 여름 7월 한 달  동안 월 250만 원에 주택 1층(거실 1, 방 2)을 얻고,

월 250만 원에 신형 소나타 차를 렌트했다.     


지역 센터의 여름 캠프는 정말 다양하다.

연기, 미술 , 체육, 요리, 카누, 과학 실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1인 1주 10만 원이었고, 09:00-15:00까지 프로그램이었다

(상세한 비용을 언급하는 것은  가성비 천국 치앙마이에서 캐나다 비용만큼 지출했기 때문이다)  


캠프가 마치는 15시에는  월 2만 원이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스케이트장에 갔다.

이마저도 근처 놀이터와 공원을 다니기에 바빠 몇 번가진 못했지만 시립 수영장인데도

실내 파도풀이 있어서 엄청나게 놀랐다. (선진국은 달랐다)

  

놀이터에 사서 선생님이 방문한다.
남자 아이들이 열광하는 타이어로만 된 놀이터

어느 지점이 되자, 하고싶은 것이 넘치는 나머지 여행을 위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이미 고장 난 브레이크처럼 멈출 수 없었다.


지금!

신나게 놀아야 한다!


캐나다에 왔으니까,

알차게 체험해야 한다.


마지막이니까!

어디든지 가봐야 한다.


온갖 ’TO DO LIST‘ 뿐이었으니 나도 아이들도 오죽 힘들었겠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가는 맹렬한 여행자의 자세가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려놓는 여행자는 없을 것이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만큼 눈에 담고 싶고

경험하고 싶어한다.

캐나다 여행을 통해  여행자로서 또 한 번 +레벨업이 되었다.


치앙마이에서는 ‘ 사바이 사바이 (천천히 천천히)'  쉬어가는 여유 있는 여행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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