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지폐보다 기분 좋은 것들
월요일.
그렇다. 엄마 아빠와 피부같이 붙어 지낸 다정한 주말이 지나고, 각자 평일의 일과를 시작하는 날이다.
그렇다. 최대한 미적거리고 이상한 억지들을 내세우다 결국 등원 시간 마지노선에 엄마의 인내심 뚜껑을 폭파시키고 울고 불고 혼내고 혼나며 하루를 시작하는 날이다.
그렇다. 오늘도 그런 월요일이었던 것이었다...
즐겨보는 티브이 프로그램 한 편 보고 등원 준비를 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졸린 이 느낌은 뭐지?"라는 대사와(나참...) 나른한 표정으로 능청스러운 뭉그적 스킬을 선보이더니 뒤이어 치카하기 힘들다, 점심시간에 김치 먹기 너무 싫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다 결국 타협에서 반협박으로, 대성통곡과 샤우팅으로 이어진 지난하고 징글징글한 과정은 생략하고(...) 아무튼, 몹시 지치는 아침을 보낸 월요일이었다.
감정 회전이 빠른 아이야 친구들 만나서 금방 히히호호 하겠지만, 감정의 여운이 긴 나는 적어도 반나절은 '갓 쪄낸 백설기 같은 아이한테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하며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싶은 심정이 되고 만다.
착잡한 마음으로 등원을 시키고 볼 일을 보러 가는데 겉옷 주머니에 손을 넣자 매끈하고 납작한 무언가가 만져졌다. 나뭇잎이었다.
어제 길을 걷다 예쁜 나뭇잎을 주었다며, "선물~!"하고 내밀었던 노랗고 반들반들한 나뭇잎. 봄햇살 같은 아이의 미소까지 덤으로 받은 선물이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옷 주머니엔 종종 사탕이나 젤리 또는 다 먹고 난 껍질, 나뭇잎, 돌멩이 등 다양한 아이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혼자 있는 시간에 그것들을 발견하면 찌릿-하며 한 순간 마음이 녹는다. 요술램프 지니처럼 주머니 요정이랄까. 왠지 그런 게 있는 으쓱한 기분이다.
몸이 지칠 때, 막말을 들었을 때(?), 나 자신이 싫어질 때... 새콤달콤한 아이의 간식을 입에 쏙 넣기도 하고, 나름의 기준으로 엄선했을 돌멩이들을 손에 넣고 굴리며 마음의 위안을 삼기도 한다.
언제까지 주머니에 그런 귀여운 것들을 넣어주려나.
주머니가 있어 다행인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