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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하영 Jul 08. 2023

치앙마이 일기 2

운동 서점 와로롯 라탄가게 kfc 수영

6월 30일 금요일


(더 늦기 전에 기록을 남겨야겠다) 어제 굉장히 피곤한 상태로 잠이 들었지만, 다행히 회사 사람에게 쫓기는 꿈을 꾸지는 않았다. 7시에 눈을 떴고, 8시까지 뒤척이다가 운동을 하러 갔다. 이번 숙소는 헬스장 뷰 때문이라도 운동을 열심히 할 것 같다. 어제 봤던 백인 아저씨가 오늘도 오셨다. 매일 이 시간에 오시나 보다.


어제 찾아놓은 와로롯시장을 가려다가 씻고 빨래하고 천천히 준비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혜미랑 마지막으로 같이 먹은 어묵국숫집으로 갔다. (숙소 바로 건너편에 있다.) 12시에는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미쓰라 진을 닮은 젊은 아저씨와 인상이 조금 험악한 아주머니가 여전히 계셨다. 어묵국수, 돼지고기만두, 수박주스를 시켰다. 어묵국수는 양이 많지 않아 가볍게 먹기 좋다. 여러 종류의 국수가 있었지만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지난번 그대로 시켰다.

해는 여전히 뜨거워서 경로를 수리웡 서점으로 찍고 걸었다. 10분 정도만 걸어도 땀범벅이다. 서점은 생각보다 컸고 굉장히 내 스타일이었다. 문구류도 목동문고처 많았고 다른 서점(마야몰, 센트럴 페스티벌에 이어 세 번째다.)들 보다 태국어 교재가 많았다. 하나 살까 하다가 어차피 원하던 쓰기 교재는 샀고, 다른 교재들은 한국어 편이 더 편할 것 같았다. 시간은 여전히 2시. 카페를 가고 싶은데 주변에 마땅한 카페가 없어서 와로롯 시장이나 빨리 가야겠다 싶었는데 “bella goose cafe”라는 카페가 보였다.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아서 들어갔다. 커피와 쿠키를 시킨 후 미루고 미루던 대만여행 영상 편집을 했다. 강미가 아이클라우드에 잘 정리해서 올려준 영상까지 받으니 영상이 꽤나 풍부하다. 이 카페는 백인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동네는 확실히 한국인이 많은 지역은 아닌 듯하다. 카페가 4시까지여서 시간 맞춰 나왔다. 나가려니 직원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 한국인이라고 대답했다. 자기 학교에 부산출신 한국인 친구가 있다고 한다. 치앙마이 대학교냐고 하니 다른 00대학교 라고 하는데 어제 센트럴 페스티벌 가는 길에 본 그 대학교인가 보다. 남은 쿠키를 포장해 줄까라고 물어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더니 정성스럽게도 포장해준다.

길을 나와 와로롯으로 갔다. 가는 길은 직선인데 치앙마이는 도보길 정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차들이 엄청 빠르거나 무리하게 방향을 틀지는 않는 것이 다행이지만 아무튼 도보 여행이 쉽지는 않다. 구글 지도에는 6시까지라고 되어있는데 4시 20분 정도 된 시간에도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거나 문을 닫을 준비를 한다. 정말 부러운 워라밸의 나라다. 다들 이렇게 일찍 퇴근하고 뭐 하시는지 모르겠다. 잘 돌아보면 건질게 많다고 하니 나중에 서진이가 오면 오전 시간에 다시 와봐야겠다. 구글 지도를 보니 라탄거리와 멀지 않아서 다시 가보았다. 여기도 이제 슬슬 문을 닫는 분위기다. 사고 싶은 가방이 있었는데 혼자라 네고하기도 뻘쭘(?)하고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귀국 전에 한 번에 사야겠다.

시간이 애매해서 걷다가 예쁜 카페들을 찾아 영상 편집이나 더 해보고 싶었는데 마감시간이 5시, 늦어도 6시다. 여기 사람들은 저녁에 커피를 안 마시나.. 생각하며 숙소 쪽으로 걸었다. 슬슬 팟타이가 지겨워지기 시작해서 (사실 몇 번 먹지도 않았는데) 오늘은 패스트푸드를 먹고 싶었다. 집 근처 kfc에서 징거버거 세트를 먹었다. 강미와 카톡을 하면서 먹으니 순삭이다. 오늘 많이 걸으니 다리가 뻐근하다. 어제 검색하다 발견한 숙소 근처의 “크렁 매 카”를 가볼까 했지만 오늘은 저녁 수영이나 해봐야지 싶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다. 6시 30분경에 갔더니 먹구름과 붉은색 하늘이 정말 예뻤다. 치앙마이에 와서 처음으로 바람이 약간 쌀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원했다. 저녁 수영을 자주 와야겠다. 한국인 노부부도 한쌍 왔다. 여기는 한국인들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 되게 반가웠지만 속으로만 반가워했다. 숙소로 돌아와 수영하면서 돌려놓은 빨래를 널었다. 볕이 좋아 아침에 해둔 수건 빨래가 바싹 말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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