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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Oct 17. 2021

방울토마토

토마토에서 인생의 한줄기를 깨닫다.

시현이가 여름방학쯤 학교서 싹이난 아주 작은 토마토 새싹을 들고왔다.
화분에보니 4.24일 심었다고 한다.
보잘것없어 초라해 자랄수나있나했던 새싹은 그나마 내가 자주 볼수있는 부엌 창가에 자리잡아 주었다.
직접적인 햇볓을 쬐어주고픈데 반쯤 열어둔 창너머 간접적 광합성만이 여린 새싹에게 생명줄같은 빛이였으리라.
설거지하다 흙이 말랐네? 싶을때만 조금씩 물을 준게 다인데...
12월의 중순이던 어느날보니 꽃이피었다.
노란색 토마토꽃은 그대로 기쁨이였다. 꽃이 펴준것 만으로도 큰감동이고 고마움이였는데 며칠뒤 아주작은 열매가 맺히는게 아닌가... 이러지않아도 충분히 고마운데 말이지...그것도 서로 외롭지 않게 두개나...참 어여쁘게도 자리잡아 자라주고 있었다.
이제부턴 욕심이 나도 모르게 생기더라. 과연 얼마나 자랄까? 흙좀 더 넣어줘야겠고 먹다남은 우유도 한두방울씩 떨어뜨려주게 되었다.
저녁 설거지하며 흘낏 쳐다보고 아침 밥차리다 흘낏 쳐다보며 나도 모르게 눈도장 찍고 있었다.

명절 지내러 시골가는길에 집 잘보라고 인사하려다 넘겨뜨려진 도마에 의해 한쪽 토마토는 떨어졌고...
속상함에 나에게 초능력이 있다면 다시 몇초전으로 돌리고픈 순간이였다. 크으...
그렇게 홀로 애쓰는 토마토는 색이 점점 누구나 다 아는 그런 토마토가 되어가고 실수로 떨어진 토마토도 달려있는 토마토가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든 흙에서 지켜봐주었다.

이젠 못먹을거같이 정이 들어버린 토마토..
그 옆에 또 꽃이 피려고 준비중이다.
이걸 따야 또 꽃에서 열매맺기 더 수월해지겠지...
고질적인 결정장애가 있는 나에게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봐야겠다.
열매 맺고 온전한 토마토가 되기까지 토마토 줄기는 열일하더라...보기 안쓰러울만큼 자기는 누렇게 입사귀를 떨구면서 점점 커가는 열매 무게에 못이겨 허리까지 휘어가며 열매만큼은 반질반질 탱글탱글 윤이나는 건강한 토마토를 완성시키고....안쓰러움에 나무젓가락 받침을 만들어주었지만 초라하기 그지없다.

(원산지는 북미대륙으로 가짓과에 속하며 한해살이 채소로 붉게 물든 토마토를 보면 의사는 속이 파랗게 된다는 유럽의 속담처럼)몸에 넘 좋아 의사는 속이 파래진다는ㅋㅋㅋ

무릇 새싹하나에도 관심과 애정이 이뤄준 토마토인데
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한발짝 뒤에서 지켜봐주며 믿어주기...또한 깨달음을 안겨준 고마운 토마토.
대기만성 훗날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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