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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Nov 07. 2022

과유불급

나를 성찰하게해준 초코마들렌

내가 사는 동네엔 작은도서관이 있다.

동네주민들이 십시일반 뜻모아 만든 사설도서관으로 오롯이 자원활동가와 후원으로 운영되어진다. 이 작은도서관은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며 인연이 시작되었다.


올해로 8년째 운영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코로나를 겪으며 비대면이 겪는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다. 코로나이전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늘 부쩍이던 이곳에 다시 한번 한발씩 내딛는 아기걸음마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주었고, 8주년을 기념하는 작가와의 만남들도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만난 고정순작가.

아이들 그림책 작가로 활동중이시지만 최근 산문집과 소설도 내시고 8년간 24권의 그림책이 나올정도의 성실함은 물론 부지런함은 따라올수 없는 작기셨다.


밑바닥에서 건져올린 웃음이라며 웃기시다 울리고 또 울려버린 북토크가 여전히 맴~맴~ 맴돈다.

지금은 난치성통증다발 증후군으로 (지금도 젊으심) 장수리만 빼고 다 아파 안수도 못하신다는 몸으로 3시간이 걸리는 이곳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주셨다. 이것또한 진심이 느껴지는 선한 느낌이였다.


그림책을 그리는동안 안해본 파트타임이 없을정도로 몸 부셔져라 일하셨던 작은조각 같던 일상들이 지금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큰 기쁨으로 다가오고 있다. 나도 무언가 해드리고 싶다. 달콤함이 주는 위로랄까?


결혼할때 혼수품1순위였던 작은오븐이 열일하고 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만든다는건 참 행복한 일이다. 시간이 여의치않아 고민하며 준비한 디저트는 마들렌과 호두파이를 만들 예정이다. 재료들을 준비하고 계랑하고 섞어서 휴지도 시켰다가 성형하고 오븐에서 마지막 모습이 완성되어 나온다.


뿌듯하기엔 아직 이르다. 집중력을 잃지말아야한다. 마들렌을 초코렡으로 아이싱까지 입히고 굳혀 포장까지 완성~!


포장까지하기가 반이다. 이때가 또 제일 뿌듯하다고 해야할지 말이다. 완성품들을 담고 맛나게 먹어줄 작가님과 여러사람들 생각에 시계는 새벽 중간을 지나고 있다. 마음이 즐거우면 몸이 힘든줄도 모른다. 피곤은 뒤늦게 몰려올거지만서도...




고정순작가님과의 만남뒤로 또 한번의 어린이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중이였다. 의욕이 앞서던 그날 부랴부랴 아이들 좋아할 초코마들렌을 구웠다. 그러나 반죽에서 무언가 다름이 감지된다. 결과물은 모양은 마들렌이지만 딱딱해져버린 마들렌이 나오고 말았다.

무엇이 잘못이였던가!

아마도 계량에 철저히 무언가 잘못된것이다.


집중력과 긴장감도 풀린건지 결과물에 당황한 나에게 조용히 말을건다. '혹시 넘 의욕이 과한거 아니였니?'

자만심도 과하게 첨가된 것이다. 안보고도 할수있다는 레시피에 오차는 넘어선거 아닌지..등등

이렇게 미끄러져 실수 할수도 있구나를 깨닫게 해준 초코마들렌이였다.

'과유불급ㅡ지나친것은 미치지 못한것과 같다. '는 교훈을 얻게되었던 순간을 기억하며 잘한다 생각해도 늘 겸손함을 빼놓지 말아야겠다.

고정순작가님이 그러셨다.

내가 그린 그림 책정된 가격이 있다고. 그 가격은 당시 어려운시절 한겨울 난방도 되지않던 방의 월세였다고. 늘 그때를 기억하자며 때론 힘들거나 스스로가 무너질거같은 순간에도 그 순간을 잊지말자며 책정된 그림의 가격처럼 난 이 초코마들렌을 사진에 담았다.

잠시 자만했던 그 순간을 잊지말자고...나에게 다짐하며 제과,제빵의 기본은 계랑에 있다는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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