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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향기롭게
Dec 06. 2022
첫눈
눈은 언제나 설레게 한다.
아침 시간. 창문넘어 골목길 세상이 어둡게 느껴진다.
창문을 여는순간! 앗~! 눈이 내리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도 없었던터라 반가운 손님이 온거마냥 소리를 질렀다.
"애들아~ 눈온다~!"
한층 업된 소리에 놀란건 반려견 우유다. 주섬주섬 학교갈 준비를 마친 아이들과 현관문을 나섰다.
골목길에서 맞이하는 눈들이 안타까워 산책길로 나가보기로 했다.
'역시 나오길 잘했어' 말하며 걷는 산책길엔 이미 다녀간 누군가의 발자국들. 조금은 한적한 모퉁이엔 소복히 눈이 쌓여있고, 덩달아 나의 작은 설레임도 쌓아본다.
강원도가 고향인 내게 눈은 좀더 특별한거 같다.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도록 폭설이 주는 위안이랄까? 그당시 겨울철 눈만 내렸다 싶으면 고립은 그냥 따라오는 바늘과 실같은 존재였다. 폭설=고립.
어린난 두렵지 않았다. 고립이 오래될거라 믿지 않을뿐더러 온세상이 하얗게주는 그림같던 풍경을 마냥 즐겼으니 말이다.
비록 고향떠나 지금은 폭설을 만나기 쉽지않은 동네 살고 있지만 언제나 눈이오면 폭설과 같던 눈이 그립다. 폭설을 동반한 고립을 원하는지도 모르지만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실속 도피라고 할지. 고립이 주는 위로가 외로움과 또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나는 안다.
가끔 그때 그 눈이 그리워 눈만오면 이리 반기나보다.
하얀 눈송이들은 언제나 날 설레게하는 그때 그아이로 되돌려 놓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눈만보면 앞뒤 안가리고 마냥 좋다. 내 마음속 그 아이가 튀어 오르는거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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