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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Nov 24. 2021

나에게 토스트란

토스트로 아침을 대신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버터 식빵을 칼로 썰었다. 후라 팬에 버터를 두르고, 식빵이 굽는다.

양배추를 잘게 채 썰어 양파와 계란 한 개를 깨뜨려 버무려 놓는다. 이때 소금도 한 꼬집 넣는다. 구워진 식빵은 다른 한편에 두고, 양배추를 부침개 부치듯 부쳐준다. 양면 노릇하게 얇게 구워준 후, 구워진 식빵 한 면에 딸기잼을 얇게 펴 바른다.

부쳐놓은 양배추를 살포시 올려 케첩을 뿌려준다. 다른 하나의 식빵엔 머스터드소스를 얇게 바르고,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올려준다.

이렇게 마무리하면 토스트 끝!

간단할 거 같은 토스트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다 완성된 토스트에 비해 주방은 초토화된 기분이다. 널브러진 슬라이스 치즈 비닐, 썰다 나은 버터, 버터 식빵 썰때 떨어진 빵가루 등등 간단한 거 같다던 토스트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들어준 토스트에 아이들의 반응은 즐거웠다. 딸기잼과 케첩의 조화가 나쁘지 않았다는 말에 나도 한입 베어 물었다. 식빵에 담긴 온기와 아삭한 양배추의 식감이 계속 먹게 만들었다.


첫 직장이 시청역. 출근길은 말대로 전쟁이었다. 시청역 내리자마자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출근길 발걸음은 여유가 없다. 나 또한 바삐 걷다 문득 길가 토스트 파는 간이 리어카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아주머니께 토스트를 주문하고 기다리며, 분주한 아주머니의 손끝은 직장인들에게 든든한 한 끼가 되어주었다.


사각 식빵을 마가린을 발라 노랗게 굽고, 계란과 양배추를 버무려 노랗게 구워, 슬라이스 치즈를 잘게 다져 한 면에 뿌리고, 다른 한 면에 설탕을 솔솔 뿌려, 양배추가 들어간 계란을 얹고, 케첩을 뿌려 주신다. 사무실에서 먹는 아침 토스트는 일하기 전의 허기를 달래기 충분하였다.

토스트만 보면 그때 그 아주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토스트가 생각난다. 동시에 그때 열정적으로 일하던 내 모습과 교차한다.

사회 갓 나온 초년생의 아침을 대신해 주던 온기 가득했던 토스트. 실패율이 없는 토스트라 맛나긴 했지만, 같은 팀 동료들과 나눠 먹던 그 맛이 더 그립다.

그때 열정은 그대로인데...지나가면 모두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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