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브러(직사각형 모앙에 중간 점 섬이 있어 두 손으로 쪼개어 먹던 비스킷), 샤브레, 버터 코코넛, 에이스, 프랑소와, 그레이스, 다이제스티브 등의 간식을 참 좋아했었다. 입안에서 바스스 녹는 비스킷들은 차곡차곡 빼내어 먹기에도 정갈해 보이고 부스럭 소리가 덜나서 들키지 않게 먹을 수 있어 더 좋아했던 거 같다. 책상 서랍 속 한편에 자리 잡아두고 오빠나 동생에게 뺏기지 않게 먹기 위한 비스킷!
한 번은 더브러를 두 손으로 똑! 쪼개어 먹으니 할머니께선 그 모습을 보시고 "복 나가게 그렇게 먹지 마라.!"라며 나무라셨다. 이 비스킷은 원래 이렇게 먹으라고 만든 과자인데 어른들 보시기에 불편해 보이셨나 보다. 조금의 변명을 할 만도 한데 어린 난 그 자리를 피해 조용히 두 손 털어가며 먹었다.
먹기를 시작으로 어느 순간 만들기에도 눈을 뜬다.
그러나 현실은 아궁이에 불지 펴 구들장 덥히던 생활에 녹녹지 않은데 오븐이 있을 수 만무하다.
지극히 현실 적응 생활형으로 살아온 나.
지금은 내가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여유가 있다.
유년시절 만들지 못했던 아쉬움은 지금의 내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며 오븐을 돌린다. 사실 결혼할 때 혼수품 1호가 오븐이었으니 나의 제과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음이라.
오후 늦은 시간 둘째가 곁에 온다.
"엄마 저도 만들어 볼래요"
"그래~! 환영이지"
사실 망치면 어쩌지 하지만 아이에게 엄마의 조바심을 들키지 않으려 애써가며 자리 한편을 내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