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고 향기롭게 Dec 15. 2021

우유를 맞이하고서

반려견에 대해

아이들 등교후 커피 한잔을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5개월된 반려견 우유는 아이들 등교후 허전함일까? 나에게 낑낑거린다.

"왜그러지? 우유야 왜그래?"

이러곤 난 내가 할일을 찾고 있다. 잠시후 우유는 화장실 입구에 들어가며 날 흘깃 쳐다본다.

"앗! 물이 먹고 싶었던거구나~!"

부랴부랴 물그릇이 말라 있다는걸 깨닫고 신선한 물로 채워주었다. 다시 컴퓨터 책상앞에 앉았다. 물을 다 마신 우유는 또 내게와서 낑낑 거린다.

"이번엔 왜그래?"
우유는 마치 나보고 내려오라는듯 눈빛을 보내는듯하다. 의자에 더 앉을수 없게 낑껑거림에 바닥에 내려 앉았다. 이내 껌하나를 물고 내 무릎에 냉큼 올라 앉더니, 개껌을 씹는다.

나를 꼼짝못하게 하는 우유의 행동으로 잠시 미소지으며 우유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 상황이 웃겨 사진으로 한장 담아보고, 우유의 행동에 다 이유가 있다는건 잠시뒤 일어난 일로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10여분을 그렇게 껌을 씹던 우유는 이내 껌을 떨구고 스르르 잠이 든다. 졸렸던 것이다. 이른 새벽 나와 깨서는 움직이고 제대로 잠을 못잔 우유의 아침잠이 우유를 낑낑거리게 만든것이다. 졸리니 재워달라고 하는 어린 아기마냥 우유의 낑낑거림의 이유가 더욱 사랑스러운 순간이였다.

이대로라면 얼마나 잘것인지, 내다리에 쥐가 날거같은데 하는 순간 우유는 내 무릎이 좁았나보다. 스르륵 미끄러 내려가며 편안한 자세로 잠이 든다. 이순간을 놓칠세라 핸드폰 카메라는 순간을 포착하고, 우유는 잠꼬대를 동반한 숙면에 취하고 있다.

엉덩이 살짝 걸치고 잠든..내 발등 따뜻했던 순간^^
엉덩이 마저 바닥에 기대어 편히 잠든. 우유





반려견 우유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얼떨결에 이루어진 인연으로 우유와의 동거가 두달째 진행중이다. 우유도 우리도 서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맞춰가고 있는 일상속에 신경쓸일이 많은건 사실이다.


친정엄마는 근처사는 동생네 사돈집에서 우유를 데리고 오셨다. 옆집 할머니께서 키우고 싶다고 데려온 우유는 할아버지의 반대로 친정엄마한테 머물러 있었다. 주말을 이용하여 방문한 외갓집엔 한달 갓 지난 강아지를 안좋아할 사람 없었다. 그중에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고, 둘째의 강력한 의지로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우유는 자기를 예뻐하는 둘째를 총총총 따라다니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다 무릎에서 잠들곤했다. 그모습에 절로 흐믓해지는건 아이만이 아니였기에 책임감도 느껴지면서 두달이 넘어가는 지금에서 우린 아직도 적응하며 맞춰살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우유는 대, 소변을 처음보단 실수가 줄어들고 있고, 훈련을 통한 교감도 잘해주는 편이라 사랑스러움 그자체로 함께 하고 있다.



어젠 우유에게 새옷도 입혀주었다. 생각보다 스프라이트가 잘 어울리는 우유의 모습이 더욱 귀엽다. 우유의 이름을 부를때 갸우뚱거리는 표정 또한 이야깃 거리가 되어 아이들과 재잘재잘 나눌수 있는 대화도 한결 정겹다.


신경쓸일도 손도 가는건 사실이지만 그 이상으로 주는 반려견의 반려함 또한 큰 기쁨이란것을...

전에 안보이던 반려의 세상이 또 열리고 있다.


어린우유
작가의 이전글 겨울 여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