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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Dec 19. 2021

핸드메이드 우유 방석

바느질이 언제 만인가? 방석에 진심이었나 보다.

우유의 잠자리 독립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요즘.

우유가 어릴 적은 곁에서 함께 잤었다. 폭풍성장을 하고 있는 우유의 잠자리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자다가도 한 번씩 깨어 소변도 보고 오고, 바로 잠들지 않은 우유가 다시 잠들기까지 선잠을 자는 건 나와 둘째 아이의 몫이었다.

우유에게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유만의 집을 마련할 것인지... 집에서 안 잔다면 편히 쉴 수 있는 방석을 마련한다든지... 주변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들어보았다. 우유의 집을 마련하기엔 공간이 좁기에 마땅한 것을 찾지를 못하던 중, 방석도 좋다는 의견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커져가는 우유를 기존의 방석은 이미 작아진 지 오래였기에 검색창으로 반려견 방석을 찾아보곤 했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토요일 주말 오후, 우유와 산책하던 첫아이는 친구와 함께 우유를 위해 조그마한 담요 하나를 샀다고 한다. 눈에 젖은 우유가 벌벌 떠는 거 같아 담요를 샀다고 한다. 담요는 집에 돌아온 우유에게 이불 위에 깔아주는 덮개 정도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우유에겐 우유만의 이불이 있다. 반려가 된이후 이불 하나를 우유의 전용으로 하기로 하고 잠들 때마다 이불을 마련해 주었다. 그 위에 담요를 깔아주었더니 우유는 한결 포근해하는 듯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문득 이불 위에 담요를 깔아준다면(?) 반려견 방석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위에 담요 바느질 전
시침질로 고정
바느질 방해하는 우유

아침을 먹고 난 후 반짇고리를 찾아 앉았다. 이불을 먼저 잘 포개어 바느질을 한다. 이불 바늘이 변변치 않아 바느질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 위로 담요를 덮어 또 바느질을 한다.


맘껏 즐기렴~우유방석

바느질하는 사이사이 우유는 방석으로 다가와 자꾸 눕는다. 마치 자기 것인 줄 아는 것인지 바늘에 찔릴까 걱정되는 우유를 밀쳐내며 꼬매기 바쁜 바느질이다. 어릴 적 명작동화에 나오는 백조왕자 속 엘리제 공주가 된 기분처럼 빠르게 바느질을 이어간다. 못된 왕비의 마법을 풀기 위한 엘리제 공주의 쐐기풀 옷을 만드는 공주는 백조 오빠들에게 옷을 입히면서 저주가 풀린다. 그만큼 지금 난 바느질이 급하게 이뤄지고 있다. 바느질하는 내게 자꾸 다가와 눕는 우유를 위해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한다.


내려가지 않으리^^



두 시간여 바느질 후에 드디어 우유만의 방석이 완성되었다.

얼마만의 바느질인가? 만들고 나니 우유가 다가와 바로 눕는다. 이 순간이 너무 뿌듯하게 다가온다. 우유는 방석이 맘에 드는지 시도 때도 없이 앉거나 누워있다. 만들어주기를 잘했단 생각이 드는 우유 방석이다. 비록 얼마 쓰지 못하는 순간이 오더래도 정성 가득 만들어준 방석에 우유가 포근하게 지내었으면 좋겠다.


"우유야~ 네가 좋아해줘서 고맙단다~ 이 방석이 네게 편안한 쉼터가 되기를 바래~"

우유와 함께하는 동거생활은 행복하게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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