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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Mar 26. 2022

반려동물과 11개월, 7개월

우리집엔 4월이면 1년 되어가는 반려동물 햄스터 머랭이와, 10월에 만난 인연으로 동거중인 반려견 우유가 있다. 동물키우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햄스터를 먼저 들렸다. 3주된 햄스터는 첨엔 적응하며 깨물리기도 하고 귀여운 모습과 달리 겁도 많아 보였다. 햄스터의 이름은 머랭이로 지어주고, 우리는 그렇게 반려동물과 동거생활이 시작 되었다.

머랭이는 손바닥으로 쓰다듬을수 없는 작은 체구라 둘째는 계속 강아지를 키우게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하였다. 사실 반려견을 들이기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끝까지 책임질수 있을때 키웠음 하는 내마음은 아직 아이들 키우기에 좀더 집중하고픈 마음에 쉽게 받아 들일수 없었다.

그리고 그해 10월 친정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홀로 반려견, 반려묘 한마리씩 키우시는 엄마께선 적적한 노년을 두마리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계신다. 아이들은 외할머니댁에 있는 동물들이 보고 싶어 자주 가고싶어 하였다.



외갓집에 자주 놀러가서 반려동물들 보여주는게 키우는 마음을 채울수 있을까? 하던차에 친정엄마께선 옆집 할머니께서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하셨다시며 근처 사는 남동생 사돈댁에서 강아지 한마리를 분양받아 오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할아버지께서 극구 반대하시며 한달된 강아지는 파양이 되었다. 그렇게 파양된 강아지는 우리가 도착한 친정집에 하룻밤을 머무는 순간과 맞닥드렸다.

아이들은 한달된 강아지의 재롱에 오롯이 홀릭이 되었다. 이것도 인연이랄까? 운명이다. 받아들일수 밖에...

얼떨결에 반려견을 맞이하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매순간 부딪혀가며 동거생활을 시작하였다.


반려견을 맞이하긴 전까지는 엄두도 안나던 반려동물과의 생활이 지금은 익숙해진것일까? 없었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반려견에게 받는 위로가 아이들보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받는듯하다. 아무말 없이 묵묵히 옆에서 지켜봐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반려견의 산책을 위해 걷는 걸음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반려견과 산책하다보면 다운되었던 기운도 업이 된다. 스스로 생동감을 얻기도하고 계절의 변화를 보다 가까이서 볼수도 있다. 반려견을 키우기 전까지는 굵직한 변화에만 눈에 들어왔다면 자주 걷는 산책길에서 작은 변화도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이런 작은 변화가 반려견 우유를 키우며 우유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반려견 우유를 통해 아이들은 물론 내가 치유받고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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