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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Mar 31. 2022

에세이가 에라이가 되지않기를

일기가 에세이로 되는 순간을 기다리며

 첫째 딸아이 친구엄마 모임톡에서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와우~ 축하해요~웬지 ㅇㅇ맘 있을거같아서 열어보니 진짜 있네요ㅋ ㅋ"

그리고 사진을보니 내가 보낸글과 사진이랑 실려있다.

일하던중 잠시 짬내어 보게된 톡글에 퇴근후 자세히 벽타기하며 집으로 향했다.


같은지역구에 살아도 동이 달라 그런지 우리집 우편함에 아직 소식지가 꽂혀있지 않았다. 이틀지 지날쯤 우편함 좌르르 소식지가 꽂혀있다. 내가 사는 지역구 소식을 한번에 들여다볼수 있기에 이따금씩  들춰보곤 했었다.


소식지 마지막쯤 시민참여 마당엔 그달 주제를 던져준다. 사진이나 글참여를 독려하는 사람사는세상 이야기를 들려달란 문구에 내글 한편을 보내 보았다.


그리고 잊어버렸던 글이 다시 살아서 돌아온듯했다. 또 읽고 또읽어보며 읽을수록 내가 쪼그라드는 기분도 드는 이 기분은 뭐랄까...

퇴고의 길을 걷지못한 글은 설익은 땡감처럼 느껴졌다.

맘에 들지않은 구절들이, 조사들이 보였다.

좀더 퇴고하고 수정하여 보낼것을..혼자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인ㅇㅇ광고글 한 귀절이 내 정곡을 찌르는듯했다.

'에세이가 에라이가 되지않기를'


소식지에 실린 마음은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이 겹쳐 나도 모르게 좀더 잘써서 낼걸하는 후회랄까?

내가 쓴 글에 내가 책임져야 한다. 부끄러움보다 자랑스러움을 더 느끼고 즐길수있도록 말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아이에게 소식지를 내밀었다. 그 글엔 3살 터울 남동생도 함께 동행했던 이야기였기에 어느정도  지분이 있어서 보여주는거라고 약간 거들먹거림을 뿌려 아이들에게 자랑하였다.


잠잘시간이면 하루의 루틴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일기를 쓰곤했다. 기록의 힘을 믿기에 나를 돌아보게되고 나 스스로 성장하고있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일기가 에세이가 되는순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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