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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향기롭게
Sep 07. 2022
태풍도 꼼짝 못할 맛!
한주의 첫날부터 주룩주룩 내리던 비.
태풍소식에 주말도 소극적 태세로 일기예보를 주시한다. 멀리 나갈 엄두도 못내고 가끔 하늘만 올려다 보며 주말을 보냈다.
밤사이 내리던 비는 태풍이 오고있다고 말해주는듯 기세등등하게 내린다. 등교길
비와 함께 걸어야 한다. 등교하는 아이는 신발 젖을 생각에 신발장에서부터 고민한다. 샌들을 신고 양말을 챙겨갈지 젖는대로 운동화를 신고 가야할지 내게 묻는다. 비오는날 등교하는일은 발걸음도 천근만근이다.
아이들 하교시간이 되어갈수록 빗소리가 더욱 굵게 들린다. 어둑어둑 해질무렵 태풍은 목전까지 온듯하다.
밤사이가 고비라는 뉴스를 들으면 저녁준비를 했다.
비오는날이면 뭔가 부쳐줘야 하는 이 기분.
부침가루가 손에 잡힌다. 스텐레스볼에 김치부침 반죽을 완성한다. 후라이팬에 넉넉히 기름을 두르고 튀기듯 김치전을 완성했다.
때마침 들어온 아이가 부침개를 보더니 환호성을 친다. 사춘기에 막 접어든 첫째는 살찔까바 안먹으려고 했는데 하며 "김치전은 지나칠수 없지하지"하며 한입 바삭 물었다.
"엄마! 이거 태풍도 꼼짝 못할 맛인데요?"
바삭바삭한 김치전 가장자리가 태풍을 발목잡아 주려나...아이의 칭찬에 절로 미소지어진다.
학교 휴교령까지 내린뒤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였던 마음에 김치전으로 위로를 얻어본다.
'제발 무탈히 지나가주길 바라며' 맛있게 먹어주어 더욱 고마운 순간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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