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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라윤 Oct 12. 2021

회사에서 멍청해 보이지 않는 법

임포스터 신드롬 (가면 증후군)에 걸렸을 때 눈 딱 감고 질문을 하자.

꿈에 그리던 회사에 입사해서 사무실에 첫 발을 들인 회사원이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의심이다.

회사에서 날 왜 뽑았지?
내가 나를 포장을 너무 잘한 것 같은데
만약 들통이 나면 어쩌지?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을 잘 본 결과로 입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합격이 되면 나의 부족한 점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생각은 번지고 번져서 나의 성공의 많은 부분이 운 또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이 사람들이 진짜 내 실력을 알면 나는 쫓겨날지도 몰라..'


바로 "imposter syndrome (가면 증후군)"이다. 특히나 고대하던 회사에 입사하면 생기는 병 아닌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나는 삼수생에 대단한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여전히 영어도 부족한데 구글에 합격했으니 오죽했겠는가? 특히 이런 심리는 나와 남을 지나치게 비교하면서 생기는데 나와 함께 입사한 친구는 스탠퍼드를 나온 베트남계 미국인이었다. 한 마디로 그녀는 정치를 해도 잘했을만한 화술을 지닌 친구였다. 영어를 가지고 노는 그녀 앞에서 위축되지 않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위축돼서 내가 나를 과소평가하면 나는 이 게임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남을 덜 신경 쓰고 나를 더 생각하고 내 일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내가 이 자리를 간절히 원하지 않았으면 넘을 수 없는 고개였지만 나는 이 기회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미쳤다 생각하고라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자 라고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뜻으로 “중간만 하면 가만히 있을 수 있다.”라는 말을 흔히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차라리 경거망동하라고 말하고 싶다. 가만히 아는 척하고 앉아 있는다던가,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해서는 회사에서 조용히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는 도대체 들어보도 못한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애들은 뭐가 달라서 거기에서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해서 나랑 같이 일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들의 뇌는 금칠이라도 되어 있는지 보고 싶었다. 그 차이가 바로 이거다. 얘네는 모르는 거 모른다고 묻는다는 것이다. 우리말에서 하는 경거망동이라는 것은 그들의 사전에는 없다.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물어보고 정리해서 내 것을 만든다는 것이 다르더라. 


나는 내가 모르는 거 들킬까 봐 아는 척하고 조용히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아는가?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나는 모르는 것이 쌓이고 얘네는 실력이 쌓인다는 거다. 그렇게 또다시 격차가 생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가만히 질문도 안 하고 앉아 있는다고 네가 더 아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니저는 다 안다. 


회사에서 멍청해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이다. 같은 미팅에 10명이 들어가서 같은 내용을 들어도 모두가 한 번에 다 완벽히 이해하는 경우는 없다. 몇몇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갈 것이고 몇몇은 이해했는데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질문을 대신해주거나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지 역질문을 해서 정리를 해주면 그 사람은 적극적으로 일에 임하는 사람이고 발전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자동적으로 이 친구는 모르는 것은 짚고 넘어가는 사람이 되며 그러므로 일도 잘하겠군 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회사에서 멍청해 보이지 않으려면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하는 자는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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