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속에서 나를 묻다
어떤이의 꿈 by 봄여름가을겨울
어떤 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어떤 이는 꿈을 나눠주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을 이루려고 사네 어떤 이는 꿈을 잊은 채로 살고 어떤 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은 없는 거라 하네 세상에 이 처럼 많은 사람들과 세상에 이 처럼 많은 개성들 저 마다 자기가 옳다 말을 하고 꿈이란 이런 거라 말 하지만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 꾸는가 나는 누굴까 아무 꿈 없질 않나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 꾸는가 나는 누굴까 혹 아무 꿈
어떤 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어떤 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은 이런 거라 하네 세상에 이 처럼 많은 사람들과 세상에 이 처럼 많은 개성들 저 마다 자기가 옳다 말을 하고 꿈이란 이런 거라 말 하지만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 꾸는가 나는 누굴까 아무 꿈 없질 않나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 꾸는가 나는 누굴까 아무 꿈 없질 않나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 꾸는가 나는 누굴까 아무 꿈 없질 않나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 꾸는가 나는 누굴까 혹 아무 꿈
(이 글은 노래 가사를 선정해 하나의 사사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작사가의 원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으니,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원곡을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니 편하게 읽어주세요!)
세상에는 저마다 자기가 옳다고 말하는 수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이 곡은 “꿈을 간직하고 살고” (1절)라는 희망적인 출발과 함께, “남의 꿈을 뺏고 살며” (1절)처럼 부정적인 모습까지 한데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로 시작합니다. 1989년 당시 한국은 민주화의 바람이 불어온 뒤 새로운 현실과 가능성 앞에서 기대와 혼란을 동시에 겪던 때였습니다.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던 모습이 이 노래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곡이 발표될 무렵, 일부는 자유와 민주화를 꿈꾸며 적극적으로 미래를 그려나갔고, 다른 한편에서는 일상에 묶여 자신의 꿈을 잊거나, “꿈은 없는 거라 하네” (1절)라는 냉소에 빠진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가사에 드러난 인간 군상의 스펙트럼은 1980년대 후반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상징하며,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다양성과 역동성의 순간을 반영합니다.
“어떤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 어떤이는 꿈을 나눠주고 살며 / 다른이는 꿈을 이루려고 사네”라는 구절(1절)은 꿈에 대한 긍정적인 서사를 보여주면서도, 이어지는 “꿈을 잊은 채로 살고” (1절)라는 반전 구절을 통해 인간이 마주한 현실적 좌절을 암시합니다. 꿈을 부정하거나, 남의 꿈을 빼앗거나(“남의 꿈을 뺏고 살며”), 심지어 꿈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모습(“꿈은 없는 거라 하네”)을 차례로 나열하는 방식은, ‘꿈’이라는 단어가 모든 이에게 결코 동일한 의미가 아님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꿈’이라는 모티프는 단지 개인의 환상이 아니라, 한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갈래의 이해관계와 신념을 상징합니다. 한 사람에게는 희망의 원동력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무겁고 가혹한 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사는 “저마다 자기가 옳다 말을하고” (1절, 2절)라고 중립적 태도를 취하며, 어떤 꿈이 옳은지 규정하기보다는, 꿈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파장을 그립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문학작품에서 ‘꿈’을 소재로 삼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인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는 “꿈을 붙잡아라(Dreams). 꿈이 사라지면 삶은 날지 못하는 부러진 날개를 가진 새와 같다”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벌판과 같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이는 꿈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추진력과 에너지가 되는지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곡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꿈을 붙들고 살거나, 놓아버리거나, 심지어 빼앗기도 하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갑니다.
이 노래는 “나는 누굴까”라는 후렴구를 수차례 반복합니다. 반복되는 질문은 청자로 하여금 화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궁금해하도록 만듭니다. 또한 “내일을 꿈꾸는가 / 아무 꿈 없질 않나” (후렴)라는 구절을 교차 구조로 배치하여, 현실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가사에 쓰인 어휘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나는 누굴까”라는 직접적 질문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는 특정 기교보다는, 일상어로 정서적 몰입을 극대화한 작사 기법으로 보입니다. 마치 청자의 내면에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법은 반복과 대조를 통해 리듬감과 몰입감을 함께 부여하는 효과를 냅니다.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인간은 본질 없이 존재한 뒤, 스스로의 행위로 자신을 만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이 노래에서도 끝없이 되풀이되는 질문은 청자로 하여금 “내가 정말 꿈꾸는 존재인가, 혹은 꿈 없는 허무 속에 사로잡혀 있는가”라는 고민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결론 없이 반복되는 후렴이 곧 그 존재의 실존적 고민을 함축합니다.
이 노래는 서사적 구조가 뚜렷하지 않지만, 인물들의 행동을 하나씩 열거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세상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과 / 세상에 이처럼 많은 개성들” (1절, 2절)이라는 표현은 인물 하나하나가 가진 속성을 간단히 스케치하며, 여러 인물이 공유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고민과 갈등을 묘사합니다.
화자는 사실상 관찰자이자 동시에 자기 고백을 하는 주인공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떤이는… 어떤이는…” 식으로 남을 이야기하다가, 후렴구에서는 돌연 “나는 누굴까”라고 질문을 바꿉니다. 이는 3인칭에서 1인칭으로 급격히 전환된 시점으로 볼 수 있으며, 청자의 몰입을 높이는 장치입니다. 동시에 청자 역시 “나는 과연 어떤 꿈을 꾸는 사람인가?”라고 자연스럽게 되물어보도록 이끕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는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연설에서 모두가 평등한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강렬히 천명했습니다. 그가 말한 꿈은 집단적 희망이었고, 결국 미국의 시민권 운동을 급진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그처럼 거창하고 사회적인 꿈이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꿈을 나눠주고 살며” (1절)라는 표현에서, 남과 공유하는 형태의 이상을 일부 엿볼 수 있습니다.
한편, 존 레논(John Lennon)의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이라는 명가사는 개인적 바람을 넘어 인류 공동체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이 곡 또한 꿈의 가치와 필요성을 노래했다는 점에서, 누군가가 “남의 꿈을 뺏고 살며” 사는 모습을 그린 봄여름가을겨울의 곡과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꿈이란 간직하거나 나눠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아무렇지 않게 부정되거나 파괴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꿈을 잊은 채로 살고” (1절)가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가사는 꿈을 가진 이와 그렇지 않은 이, 꿈을 빼앗는 이와 나누는 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꿈은 중요한 가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빼앗길 수도, 스스로 포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꿈의 존재 여부는 곧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꾸는가 / 나는 누굴까 아무 꿈 없질 않나” (후렴)라는 반복적 물음은 개인의 자아 성찰을 촉진합니다. 동시에 사회적 관점에서는, 꿈을 공유하거나 빼앗는 관계가 기존 제도와 권력 구조를 유지하거나 바꿀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특정 계층이 다른 계층의 꿈과 노동을 착취하며 성장하기도 합니다. 이 곡은 그러한 구조를 직접적으로 폭로하지는 않지만, “남의 꿈을 뺏고 살며” (1절, 2절)라는 표현에 사회 비판적 함의가 배어 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가사에는 별도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여러 사람이 품은 혹은 잃어버린 ‘꿈’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힘이 느껴집니다. 이 노래는 그 자체로 짧은 우화처럼,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위치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가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후렴부에 집약된 “나는 누굴까 내일을 꿈꾸는가 / 나는 누굴까 아무 꿈 없질 않나”라는 구절은 이 작품의 정서를 대표하며, 듣는 이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현대 대중음악사에서 이 곡은 1980년대 말 한국 사회라는 특수한 시공간을 포착하면서도, 시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꿈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개념이지만, 실제 삶에서 이를 실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희망, 좌절, 회의, 그리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을 통해, 음악이 어떻게 우리 내면의 풍경을 환기하는지 보여줍니다. 그것이 바로 이 곡이 가진 문학적·예술적 가치이며,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우리에게 꿈에 대한 성찰을 제안하는 이유입니다.
(이 글은 [어떤이의 꿈, 봄여름가을겨울 (2집, 1989, 트랙 2)]의 가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더 다양한 시각을 원하신다면 아티스트 인터뷰나 다른 리뷰도 참고해보세요. 음악의 매력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