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별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요?

by 김소영

타로 상담을 하다 보면, 타로가 정말로 맞는지 묻는 분들이 있다. 특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더 의문을 가지는 것 같다. 원하는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잠시 기분이 좋을 뿐, 의문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앞으로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지 질문을 했는데, 확고하게 '노'라고 한다면 어떨까? 물론, 상담가는 타로 카드 본래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질문을 통과한 해석을 올바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카드라 해도 질문자의 상황에 따라 해석의 강도와 긍정과 부정의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다. 여기에 리더의 가치관과 판단력과 직감이 더해진다.

인생을 살아온 분위기도 한몫한다. 타로리더가 어느 정도로 내담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지, 내담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해석의 분위기와 깊이가 달라진다.


내담자는 연애를 지속하고 싶지만, 데이트가 끝나면 더 외로워지고 상대방에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헤어지기도 싫고 상대방이 나에게 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오기를 바라지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답답한 마음에 타로 상담을 신청하고 앞으로 그 사람과 어떻게 전개될 지를 질문한다. 해석은 보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서로를 선택하게 되고 지금보다 좋은 관계로 발전한다. 다른 하나는, 지금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관계가 마무리된다.


이 두 가지 중에서 내담자는 어떤 미래를 원했을까? 보통은 잘 되고 싶어서 상담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관계의 마무리를 위해서 상담을 하기도 한다. 두 사람의 미래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는 이미 예상했던 문제라며 덤덤해한다.

좋은 끝맺음을 위해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상담이 있고, 조금 힘들더라도 상대방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해피엔딩 상담이 있다.


가장 힘든 상담은 지금의 문제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헤어지고 싶지만, 상대방이 태도를 바꾸어서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공존할 때다.

이럴 때는 상담을 다 마친 후에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상담을 뒤집어 버리기도 한다.

"저... 선생님. 타로가 몇 퍼센트 정도로 맞나요?"

"지금의 상황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카드가 나온 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 현재에서 미래를 결정하신 다음에, 원하시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마음을 먹고 행동해야 달라집니다."

"어렵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후에.

"상대방과 함께 갈 것인지, 지금의 관계를 정돈하고 새로운 인연을 맞을 준비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미 나온 이야기의 흐름 속에 힌트가 있어요."

"어떤 힌트죠?"

"지금까지 상대방과 이어온 이야기는 앞으로도 비슷하게 흘러갈 거예요. 갑자기 달라질 수는 없어요. 지금까지 내가 상대방을 통해 체감한 감정으로 답을 만들어 보세요."

"음."


상담을 하다 보면, 내담자는 이미 자신의 경험 안에 답이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온다. 절대로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불행한 감정이라든지 부당한 대우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시간이 지난다고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

상담을 통해 이 부분을 확인하면, 내담자는 바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알게 된다.


상대방은 인생의 한 때를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고마운 존재로, 연인이라는 미션을 수행한 사람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안정된 동반자가 되기에는 어려운 사람이고 이 사랑을 끝까지 감당하기에는 상대방도 내담자도 고된 일일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일이 되기도 한다. 서로의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위해 서로의 길을 비켜줘야 할 때가 있다.

슬프기도 하지만, 이별이 있으므로 인생은 지금의 길을 걷도록 이끌어주기도 했다. 당장은 견디기 어려웠지만 수많은 이별이 있었기에 당신은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요?


언젠가 미래에 지금처럼 고민하지 않아도 될 사람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 그만 이 지옥에서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요? 지옥은 흥분되고 짜릿하며 즐거울 수 있지만, 지옥은 지옥이니까요. 이제 당신은 당신이 있을 서늘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가야 할 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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