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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som May 14. 2016

타이거에스프레소

처음 갔던 경리단길

5월13일


경리단길은 처음이었다. 멀지도 않은데, 이태원 부근은 잘 안 가게 된다. 어릴 때 엄마랑 가구를 구경하러 간 적이 있는데 가는 길이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날씨도 좋지 않았다. 목이 뻣뻣하게 긴장을 해서 돌아다녔다.


은하는 세시쯤 온다고 했고, 나는 두시에 학교에서 출발했다. 어디에 가있어야 하나 하다가 '타이거에스프레소' 생각이 났다. 문정이가 가고 싶다던 곳이다. 딴짓을 하다가 이태원역에서 고개를 들었다. 후다닥 내려서 뒤늦게 검색하고 알았다. 경리단길은 녹사평역이 훨씬 가깝다.


다음 열차는 6분 뒤, 이태원역에서 카페까지는 걸어서 13분. 내린 김에 걸어보기로 했다. 어플이 알려주는 길로 가니 엄청난 내리막길을 만났다. 거의 뒤로 누워 걸어내려 왔다. 그래도 생각보다 작은 이 카페를, 생각보다 빨리 찾았다.


다음에는 혼자 와서 저기 앉아야지
아이고 꼬소해

커피맛을 잘 모른다. 시원해서 마시고, 추워서 마시는 거다. 그래도 우유를 좋아해서 그런가, 라떼 마실 때는 '오, 여기 맛있다.' 정도 생각한다. 학교 앞 라떼가 내 마음속 1등이었는데 순위가 바뀌었다.


(진짜) 맛있다! 고소한 게 아주 그냥 강냉이인 줄.

나보다 늦게 시켜서, 더 빨리 마신


금방 은하도 왔다. 헐! 지금 생각해보니까 1월13일에 보고 딱 네 달만에 만난 거다! 어제 봤던 사람들처럼 만나서는 순식간에 라떼를 한잔씩 때리고 밖으로 나왔다. 한산한 경리단길에 종종 출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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