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연재 Mar 03. 2020

요즘 우울한 마음 마티스의 색으로 치유 중입니다.

색의 마법사 마티스

요즘 모두 코로나 때문에 우울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뉴스를 하루 종일 보시던 엄마도 뉴스 보는 빈도를 줄이셨고,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안전한 게 우선이라며 웬만하면 집 밖을 나서지 않고요. 심지어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도 많아져서 집에서 쉬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이 구분이 없어져 더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고 싶은 그림은 바로 마티스의 그림입니다!


Two Men at a Table (1912) Erich Heckel

잉? 마티스 그림이 아닌데 왜 여기 있는 거죠?

사실 마티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야수파로 알려진 작가인데, 전 그 야수파라는 호칭이 마티스의 그림과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야수파는 더 무섭고 거친 느낌이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독일의 표현주의 같은 느낌이랄까?.. 인상 쓰고 딱딱하고 약간 살벌한 느낌. 위에 있는 그림은 독일 표현주의 작가인 에릭 헤켈의 작품이에요. 테이블 위에 칼도 보이고, 뒷 배경에는 고문을 당하는 누드 남자의 형태가 걸려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심란한 마음 이 작품으로 위로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고;;^^ 요즘 이 그림처럼 심란하고 험악한 분위기라면, 그 정 반대인 야수파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순수한 색감이 특징인 마티스의 작품이 생각났어요.


Artist's Studio, 1911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색감이 특징인 마티스의 작품들이 요즘에는 절실히 필요한 듯해요.

마티스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색의 안경'을 통해서 봅니다. 그 안경 어디서 팔면 요즘 같은 시기에 꼭 사서 써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현실에서 바라보는 오브제들이 그의 캔버스로 옮겨지면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해요. 바닥이 달콤한 분홍색으로 변하고, 포즈를 잡고 서 있는 모델도 살색이 아닌 초록색으로 변해버리죠.  


요즘 방콕 많이 하시죠? 마티스는 자신의 스튜디오 인테리어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스타일로 스튜디오 내부를 그린 작품들을 볼 수가 있는데요. 위에 그림은 파리 근처인 이 씨-레- 물 라누 Issy-les-Moulineaux라는 지역에 있는 그의 작업공간이에요. 패턴을 좋아해서 러그나 파티션 스크린에도 디테일한 페턴을 자유롭게 색으로 표현했는데 분홍색 카페트랑 상당히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네요. 이러한 패턴 덕분에 장식적이면서 아기자기한 느낌을 줍니다. 전혀 야성적인 느낌은 안들죠.

그의 <LUXE 2>라는 조각 작품과 <La Danse> 회화 작품도 데코레이션처럼 뒷 배경에 깨알같이 있어요.

마티스의 숨은 그림 찾는 재미도 있네요! 


아래 있는 작품들을 참고해서 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에 또 다른 작품을 깨알같이 넣을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왼쪽: Le Luxe 2/ 오른쪽: La Danse


<La Danse 춤> 작품은 러시아 후원자 세르게이 슈추킨의 벽화 주문으로 그려졌어요. 마티스 작품의 특징인 강렬한 색채 대비와 동적인 면의 움직임 그리고 단순하게 그려진 형태들이 발란스 있게 어우러져 활기와 힘을 발산하는 작품이에요. 이 그림을 슈추킨이 보고 구입을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었기에 그에게는 이해하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절대적으로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었어요. 크기 또한 가로가 거의 4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였기에 그 다이내믹한 느낌은 더 증폭되었어요. 마티스는 단순히 3가지 색 (파랑, 빨강, 초록)만 사용하고, 심플한 누드 형태의 사람들만 배치하여 춤이라는 동적인 부분을 표현했답니다. <춤> 작품은 세트로 <La Musique 음악>이라는 작품도 제작했는데 이 그림은 동적인 느낌은 덜합니다. 각자 자리에 앉아서 각자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에요. (아래 그림)


마티스 작품의 마지막 순수한 칼라 표현의 결정체는 그의 cut-out작품에서 볼 수 있어요. 마티스가 나이가 들고 복부 수술을 하면서 페인팅 작업을 더 이상 할 수가 없을 때 다른 대안으로 색종이 오리는 작업을 했어요. 자신이 생각한 형태를 조수에게 말하면 그 형태를 그리고 지시한 색깔로 페인팅을 한 후 오려내었어요. 아래 색종이를 직접 오리는 마티스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여자는 마티스의 조수 아넬리 넬크에요:)



이렇게 컷아웃 작업을 하면 형태는 더 단순화되어 순수한 형태인 색만 남게 돼요.

The Parakeet and the Mermaid. 1952
<달팽이>라는 작품인데 네모난 색들이 모여 달팽이 껍데기의 나선형으로 둥근 형태의 움직임이 느껴져요.


The Red Room, 1908

마티스의 작품에 표현된 파란 하늘 , 초록색의 잔디와 경쾌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우리에게는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요.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지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봄을 느끼고 싶네요. 요즘 올림픽 공원에도 나무들이 새순이 올라와 봄맞이 준비를 하는데 우리는 실내에서 나올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오늘의 우울했던 마음도 마티스의 색감을 보면 조금 더 업 될 테니 하루에도 몇 번씩 보면서 마음으로 봄맞이 준비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작가의 이전글 팀 아이텔 속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