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편. 심바바스켓 지혜꾸
안녕하세요.
식부름지나입니다.
오늘은 스무 살 때 친구, 신지혜와 대화를 나누고 왔어요. 7년이 흐른 사이, 지혜는 사업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또, 그녀는 어린 시절의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꿈과 교사라는 진로를 넘어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찬을 통해 농구 및 헬스 분야에서 엠베서더로 활약하는 등 새로운 방향을 걷고 있었어요.
대화중 지혜는, 이전의 꿈들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전엔 내가 아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 선택한 거 아닐까. 지금 일까지 오게 된 건 내가 알게 된 것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거란 생각을 해요."
예리한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가능성을 알기 전까지는 정말 내가 어떤 일들을 해볼 수 있는 지조차, 확신을 얻기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 깊이 있고 다양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거 같아요. 순간, 인생의 가능성을 언제 인지하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도 품게 되었는데요. 지금 그 이야기로 초대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심바바스켓"을 운영하는 신지혜입니다. 농구로 유튜브 콘텐츠도 찍고요. 졸업 후부턴 제 생활비를 벌고 싶어 시작했어요. 인스타랑 유튜브에 홍보해서 농구수업을 오픈했죠. 수업은 2년째 하고 있어요.
한 번은 회원이 엄청 줄어, 지속하기 힘들겠다는 위기도 있었어요. 근데 수강생분들이 붙잡아 주셨죠. 지금은 강서, 강남, 상암으로 세 곳으로 나가고 있어요.
가장 좋았던 건 작년 가을에 신도림 체육관을 빌려서, 제 수강생들로 농구 대회를 열었어요. 정말 운동회 같았어요. 경희대 댄스 동아리도 불러서, 하프코드 공연도 하고, 결혼한 수강생분의, 아내, 딸도 와서 구경하고 가족이 응원하러 왔고, 소고기 협찬을 받아서, 경품으로 내구요.
회식자리에서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추억, 인연들을 만들어줬다고요. 행복하더라고요.
지나: 진짜 단합이 잘되는 같아요. 다른 교류도 있었나요?
지혜: 제가 이번 설에 미국에 다녀온 동안, 수강생분들은 서로 집에 놀러 가고, 같이 저녁 먹고, 어울리시기도 했어요. 경기도 보러 가고요. 나이도 20대에서 40대, 서로 다 다른데 농구하나만큼은 서로가 통합되는 거죠.
지나: 그게 스포츠가 가진 힘이군요.
지혜: 다양한 사람들이 동일한 한 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는 시간이 소중한 거 같아요.
지나: 근데 지혜님은 농구는 언제부터 한 거예요?
지혜: 지금 저희 언니는 프로농구선수예요. 하나원큐에서 뛰는 신지현선수인데요. 어릴 때 언니가 선수생활을 먼저 했었고,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선수생활을 했어요. 지난 10년 동안 제게는 농구란 꿈이 있었고 정말 제가 성실히 해온 일이라 생각해요. 또 곧잘 해왔던 거 같아요.
근데 결국 작은 키로 선수는 접게 되었어요.
지나: 그 후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지혜: 그 후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선수가 아닌 학생으로 수업을 들었어요. 선수부가 특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일반 학생들이 더 신기했어요. 접해보지 못한 경험들이었죠. 그래서 전 체육대학 학생회도 해보고, 미국과 말레이시아로 해외연수도 다녀왔고요.
또, 춤을 좋아했음에도 농구를 하다 보니 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댄스동아리 팀장도 해보고, 체육학과 내 10% 성적으로 교직이수를 하고, 임용반 들어가기도 했어요.
지나: 농구는 하지 않은건가요?
지혜: 사실 대학교 4학년 때 전 농구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사실 3년 정도 쉰 상태라 다시 선수를 준비한다는 건 두려웠고, 언니도 제가 다시 선수가 되고 싶다 할 때, 힘들다고 말렸죠. 그렇지만, 선수야말로 결과가 투명하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훈련할 때, 친구들이 연습 빼도 기필코 전 다 했거든요.
2020.1 -2020.11 (약 308일)
사실 프로가 되고 싶어 했던 거지만, 되지 못했어요. 거기선 무조건 튀어야 해요. 만일 그때로 조언을 하면, ' 패스만 하지 말고, 공격하고, 너 득점해. '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짧은 시간 내 나를 보여주려면 확실히 끝맺음을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그렇지만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이때의 경험치 없이는 지금 코치 생활은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저만의 교습법이 생겼거든요.
지나: 예를들면요?
지혜: 한 예로 포켓드리블은 공을 제 손에 머무르게 하는 건데요. 농구공은 주로 나로부터 밀어내는 동작이 많지만, 이건 반대로, 공을 당겨오는 거예요. 전 '공을 수직으로 튕겨서, 수평으로 가져오세요.'라고 표현해요. 정말 그렇게 하면 좀 쉬워요.
지나: 저도 배우러 갈래요.
지혜: 오세요. 지나 님. 같이해요. 환영입니다~~!
불합격 후 고민을 할 때, 유튜브 알고리즘에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김머신한테 배우겠다.'는 게 뜨는 거예요. 그게 이커머스 관련한 강의였는데 '이런 일들로 돈을 버는구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겠구나.' 했던 거 같아요.
지나: 그때 본 일들을 해보려고 했나요?
지혜: 아뇨. 사실 전 그걸로 돈을 벌자고 생각했기보단, 제가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생각했던 거 같아요. 생각해보니, 어릴 때 전 방송에 나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유튜브에 친구가 장난처럼 찍은 제 자기소개 영상을 올렸는데, 그게 조회수가 180만 회가 나왔어요.
그때부터는 제 앙큼함을 좀 살려봐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알고리즘을 탄 영상이라,
당신도 어쩌면 지혜꾸의 앙큼한 모습을 보았을 지도!
지나: 지혜님의 앙큼함이라 하면 어떤 거예요?
지혜: 전에는 좀 정해진 틀과 아는 것에서만 살았지만, 이젠 더 많이 알고 싶어요. 그게 앙큼한 자세라 생각하고, 그런 일이 삶에 활력을 주는 거 같아요.
지나: 그 당시 어떤 콘텐츠를 올렸나요?
지혜: 스물 다섯의 신지혜의 생각을 기록하는 용도였어요. 그래서 임용 불합격 후기, 그리고 프로선수 불합격 후기.. 그런 솔직한 감정들을 공유했어요.
그때만 할 수 있는 생각들은 정말 소중하잖아요.
지나: 요즘도 자주 올리고 있나요?
지혜: 속마음 창구였지만, 점점 사람이 많아질수록, 솔직해지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악플도 많았어요.
지나: 정말요? 하나도 못 봤는데요?
지혜: 제가 다 지우니까요. ㅋㅋㅋ
지헤: 솔직한 의견만을 보이는 것에 점점 브레이크가 걸리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지금은 여러 제안들을 받고 있고, 행사에 초청해주시기도 해요. 방송 출연과 라이프플러스 행사 초청으로 하승진 님도 두 번 뵈었고요. 지금은 그렇게 영역을 넓히는 거 같아요.
지나: 그렇구나. 또 재밌는 영상들도 보고 싶다.
지나보고 나니 어떤가요. 대학시절 그때
지혜: 영상편지라면...
안녕. 지혜야!
열심히 노력을 해서, 이루고자 하는 걸 달성하고, 후회 없이 준비했으면 좋겠다.
주변에 보면 정말 확고한 친구들이 결국에는 꿈을 이루더라. 또, 혹여나 시험에 합격하지 않아도, 프로농구선수가 되지 못해도 뒤쳐지는 것도 아니고, 삶 전체에서 패배하는 것도 아니야. 나와서 다른 경험을 많이 해봐.
지나: 요즘의 목표는 어때요?
지혜: 농구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 자신이 목표가 되는 거 같아요. 그래야, 계속 올라갈 다음 스텝이 있잖아요.
상대를 이기는 것에만 목표를 두면, 지속하기 어려운 거 같아요. 결국 얼마나 본인을 갈고닦았느냐이고,
제가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만들려고 해요.
지혜: 꿈은 늘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방향성을 지조 있게, 가져갈 수 있는 거 같아요.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라고 하면, 매력적인 수업이 못된다 생각해요.
전 수강생분들이 나이도 다르고, 성별도 다른데, 농구를 통해, 뭉치는 걸 봤잖아요? 저의 비전은, 서울 지점, 강서, 강남 지점을 많이 만들고 싶고, 그다음에는 미국에 가서도 농구 교실을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농구로 모이고, 농구로 교류하는 게 제 목표예요. ㅎㅎ
지혜: 제가 농구 선수를 10년을 했는데, 저와 비슷한 친구들이 많아요. 근데 프로 풀은 정해져 있고. 뉴페이스가 들어오는 만큼 나가야 하거든요.
되게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에요. 저는 저같이 프로를 포기한 친구들도 노력하는 만큼 더 받아 갈 수 있었으면 해요. '심바바스켓' 수업부터 시작해서요.
지혜: 나무를 키우는 듯, 열심히 물을 주고, 햇빛을 쬐게 도와주면 알아서 열매가 나올 거라 생각해요. 그럼 그 열매를 가족과 놀러 온 사람들에게도 주고요. 같이 일하는 코치선생님들에게도 나눠주고요.
지금도 다섯명이랑 수업을 나눠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저와 제 사람들이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될 때까지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거 같아요. 요즘은 멋있다, 고맙다는 말도 듣고 있고요.
만으로 서른 살이겠네요. 조금 더 즐기라고 하고 싶어요. 목표 달성에만 매몰되지 말고, 고립하지 말고 다채롭게 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소음이 있을지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 해봐라. 각박하지 않고, 즐겨라.
지나: 또 다른 버킷 리스트가 있나요?
지혜: 스카이다이빙이요. 보면, 되게 가슴 벅차고, 두려움과 설렘이 있죠. 앞으로 다가올 것들도 그런 거 같아요!
[인터뷰어] 식부름 지나
이번 대화에서는 인생의 '열린 가능성'에 대해 나눈 거 같아요.
때로는 한 길이 막힘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문을 엽니다.
그런데, 다른 길로 가도 너무 되돌아가지 않는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걸 더 해보려는 용기인 거 같아요. 지혜와 이야기하면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열정이 나의 삶의 의미와 방향을 조명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의 열정을 찾고, 그 열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 의미가 가장 큰 거 같아요. 농구 클래스를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류, 농구 대회를 통한 커뮤니티 형성, 그리고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는 그녀의 '연결'은 정말 그 자체로 앙큼했고요.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과 만나는 사람들은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거 같아요.
여러분의 이전의 꿈들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지금,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여러분만의 일은 무엇인가요?
지혜님의 유튜브 채널, 지혜꾸JIHYEGGU는 여기 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