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첫 모임에 이름만 듣고
친구들과 편하게 만났을 때도
군대에서 편지를 받았을 때도
별다른 관심 없는 지인이었지
제대하고 축하한다 만난 다음날
우연히 마주쳤던 지하철에서
홀린 듯 시작된 우리 봄날은
모두의 희생으로 끝나버렸고
뻔한 드라마나 영화들처럼
인생의 풍파를 피하지 못한
긁히고 멍들었던 지친 이들이
만나든 떨어지든 힘이 되었지
인생의 절반에 네가 있지만
절반의 절반에도 내가 있을까
홀로 채운 내 절반은 나도 싫었고
홀로 키운 아이 역시 내가 싫을걸
인생의 절반 동안 사랑한 건가
널 사랑한 내 모습을 사랑한 건가
사랑보단 습관일까 의심도 하며
가끔 묻는 안부는 불안을 남겨
나이가 들수록 그립기는 해
그 시절의 우리들은 웃고 있으니
시간을 거슬러서 바라본다면
등 떠밀어 도망치게 만들었을 걸
지킬 것만 남아있는 각자의 자리
누군가가 지켜주던 시절이 가고
예전에 든든했던 아버지처럼
희생하며 지켜가는 나이인거지
절반 남은 인생, 어떻게 될지
무슨 길로 가야 할지 방황 중이라
이대로 멀어져서 서운했겠지
남은 인생 절반에는 꿈을 이루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