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asty G 미식

<Tasty G 미식 12> 카페에도 손맛이 있다

- 중흥동 '에픽커피', 키위스무디

by Tasty G

<Tasty G 미식 12>


카페에도 손맛이 있다


- 중흥동 ‘에픽커피', 키위스무디


카페에도 손맛이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어떻게 다루는가, 음료에 얼음 과일 요구르트를 얼마나 넣을 것이며 이들을 갈 때 얼마만큼 섬세할 것인가, 어느 회사의 우유를 쓸 것인가, 디저트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맛에 섬세한 사람이라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스타벅스는, 결코 고유 명사가 될 수 없다.

(백종원 할아버지가 와도 마찬가지다.)


‘에픽커피’는 고유 명사다. 하나뿐이고 손맛이 있다. ‘키위스무디’는 주인장의 손맛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결정적 메뉴다. (킬러 메뉴가 아니라서 안타깝다.) ‘키위로 낼 수 있는 가장 맛있는 맛’이랄까. 2006년에 한정적으로 판매됐던 ‘델몬트 키위맛 쭈쭈바’ 맛이다.

델몬트 키위맛 쭈쭈바.jpg


함께 파는 요구르트스무디, 블루베리스무디도 맛 좋다.

결정은 식성의 몫이다.


에픽은 ‘서사시’를 뜻한다. 서사시의 기원은 ‘이야기를 활용한 역사의 기록과 전승’이다. 문자와 미디어가 없던 시절 이야기는 문자이자 미디어였다.


사물의 기능은 시간과 함께 흐르며 생성되고 소멸된다.


커피하우스는 카페의 기원이다. 귀족과 부르주아가 모여 여유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던 곳이었다. 카페는 다소 대중화된 커피하우스로서 생성되었다. 카페에 모인 지식인과 예술인은 낭만(?)을 마시며 이야기 나누었다. 느슨한 토론의 장이 생성되었고 ‘겸사겸사의 연대(오가와 사야카)’가 생성되었다.


오늘의 카페에서는 무관심과 고립이 생성되고 있다. 이야기보다는 무관심을 팔아야 손님이 찾는다. 이야기를 차단시키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타자와 함께 있어도 타자로부터 고립된다. 카페가 도서관으로 재생성된 이유도 이와 같다. 이야기는 소멸되었다.

KakaoTalk_20250701_112225908.jpg

에픽커피에서는 여전히 이야기 생성중이다. 주 고객이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이다 보니 정치의 장이 형성된다. 정치면 어떠한가, 그렇게라도 ‘이야기’하는 것이 카페와 관계에서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


그리고...

에픽커피의 주인장은 이야기와 무관심을 적절하게 버무려 팔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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