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독서모임 후기 #먼북소리 #10월모임
모임 장소 : 도시달팽이
시간 : 9월 18일 7시~ 9시
특이점 : 오프라인 모임으로 참석할 수가 없지만, 온라인으로 동시 진행한다면 참석하겠다는 분이 있어서 오프모임과 Zoom을 병행했다.
참석자 : 6명
진행 : 근황 - 책 전체에 대한 평가나 인상 - 기억과 시간에 대해서
일상의 대상이 되는 소재가 아니라 어떻게 독서 모임을 진행해 갈지 고민이 되었다. 우리 독서 모임은 미리 정해진 발제를 가지고 모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결을 달리하는 이야기로 내달린 적도 없었다.
두 달만의 만남이고, 처음 오신 분도 있어 근황 이야기가 새롭게 느껴졌다. 인스타그램 이야기, 페이스북 이야기, 코로나 시대 대학 수업 이야기, 출산 준비과정, 중학생 딸과의 접점 마련하기 등등. 고민이면서 일상인 이야기를 나누니 좋았다. 사정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한 분들이 보고 싶어 졌다.
책에 대한 평은 모두 좋았다. 번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문장은 아름다웠다. 이론물리학이 다루는 ‘시간의 존재’에 대한 글이라 어렵고 처음 접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신선함이 컸다는 게 모두의 반응이었다. 젊은 시절 배웠던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가지는 남다른 사고의 지평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누구라도 평생 우주에서의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면 철학자가 되지 않을까.
철학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끝까지 묻고 궁리하는 방식’이라면 이 책은 철학이다. 특히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인간의 인식이 시간을 만들어 냈고, 우주 만물의 중심은 인간의 관찰과 인식에 의해 구성된다고 했다. 우리가 모두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느끼는’ 시간이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라는 점도 놓치지 않고 있다.
과학자의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과학자의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어서 이지 않을까. 저자는 평생에 걸쳐 연구한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고집스럽지가 않다. 자신이 쌓아 올린 평생의 ‘이론’을 ‘믿으면’서도, 그 논지를 늘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놀랍니다.
우리가 모두 과학을 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처럼 살 수는 있지 않을까.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어떤 신념이나 이론을 세울 수 있다. 세상을 설명하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설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는 이런 과정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 다른 사람들의 정연한 비판을 참아내고 수용할 수 있는 겸허한 마음, 비판에 대응하여 자신의 생각을 곱씹어 그 생각을 공고히 다시 세울 수 있는 끈기.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면 세상살이가 더 쉽지는 않아도, 더 의미 있지 않을까.
과학자 같은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이 많다. 자기가 본 것만 옳다 우기고, 나와 다른 의견은 편 갈라 내치는 사람이 넘친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나는 과연 과학자적인가? 나의 생각이 잘못되거나 내 의견이 성글지 않았다고 내 인생이 잘못되거나 의미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삶의 의미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어야 하지 않을까. 무지개를 찾는 여정은 무지개를 찾는 데 있지 않고, 무지개를 쫓는 그 과정에 있지 않을까.
오늘의 독서모임은 계획한 2시간 만에 끝났다. 하, 어려운 책으로는 모임을 빨리 끝내기가 더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