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찌 내 꿈에 나왔어요?

by 타츠루

'니가 수업하면, 이 할머니가 꼭 보러 갈게.'


꿈에 할머니가 나왔다. 일주일밖에 안 되는 방학이지만, 어떻게든 몸과 마음을 충전하려고 애쓰던 차였는데, '격주 등교'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꿈에 할머니가 나왔다.


꿈을 한 열개 꾼다면, 그 중 하나 정도만 기억이 난다. 언젠가는 꿈을 꾸고 나면 그걸 메모해둔 적도 있다. 꿈을 꾸고 나면, 눈을 감은 채로 휴대폰을 열어 휴대폰 자판을 두드린다. 어제 새벽의 꿈은 그렇게 메모해두지 않았지만, 내용이 단순하기도 했고 기억에도 잘 남았다.


그리고 할머니 꿈은 처음 꾼 탓에 신경이 쓰였다. 명절에나 찾아가던 할머니, 할아버지였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나를 보러 찾아온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물론 내 기억 속에서는 말이다. 내가 더 어릴 적에는 손주 손녀 보러 우리 집에 오신 적이 있겠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젊으셨을 적에.) 고등학교 다닐 때,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했다. 연말 학교 축제에 맞춰 공연을 했는데, 그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셨다.


나는 내가 무엇엔가 재능을 타고났다고 느낀 적은 없다. 하지만, 늘 잘하고 싶다는 욕심만은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는 열심히 활동에 임한다. 축구를 하면, 축구 선수라도 된냥 열심히 뛰고, 노래방에 가면 가수인 양 목청껏 정성껏 노래를 부른다. 내가 사랑하는 내 삶의 태도 중 하나다. 사물놀이도 열심히 했다.


내 무대를 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뭐라 하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온 아빠가 더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 더 뿌듯해하지 않았을까.


내가 마음속으로 또다시 다가온 코로나의 확산 사태나 온라인 수업을 걱정해서 그런지, 갑자기 할머니가 생각나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다. 모든 꿈에 이유가 있을 리가 없지만, 어쩌면 꿈속에서 만난 할머니가 좀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할머니, 하늘나라는 편안하죠.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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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hoto by Christophe Hauti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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