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로 대치한 케이스입니다.
스킵하고 본론부터 읽다가 나중에 보셔도 괜찮게 편집했습니다)
A기업은 관광용 경비행기를 대절합니다. 6인승이라고 하죠. 고객 상담 부서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스케줄을 받습니다. 가예약을 하고, 가수요를 운항부서로 넘깁니다. 운항부서는 비어있는 항공기 중 가장 빠른 일정을 매칭해서 다시 고객 부서에 전달합니다. 운항 일정이 나오면 상담부서는 고객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결제를 하고 구매를 확정합니다.
사이즈가 작을 땐 잘 작동하던 프로세스입니다.
저는 관련한 voc를 보고 놀랐습니다. 고객들은 빨리 비행기를 타고 싶은데, 상담 후 구매의사를 주고도 몇 주째 연락을 못받고 있어 실망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내부적 공실 관리 목적으로, 4인 이하 예약이면 6인승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는 현장의 규칙이 있어서 누가 한명 예약을 취소하면 이미 나갔던 일정이 연기되거나 심지어 취소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잘 작동하는 프로세스로, 재무성과도 좋고 성공적이지만, 놓치고 있는 가치가 많았습니다.
전 말했습니다.
"이거 고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 Tony's Point
프로세스는 시장의 성숙과 기업의 성장에 따라 적절히 변해야 하는 유기체 같은 성질이 있습니다. 너무 자주 바꾸면 혼란스럽지만, 고착화 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큰그림을 보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아니면 효율이 떨어지다가 서서히 고객과 멀어지게 되니까요. 특히 정보가 가치사슬 앞뒤로 되먹여지면서 제품과 서비스가 그 정보에 따라 규정되는 제조 및 서비스 업태에서는 매우 예민한 후각이 필요합니다.
� 이 글이 필요한 사람
조직 내부 오퍼레이션이 복잡해서 좀 더 효율 날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웠던 리더
각 부서 입장 들어보면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아 보이는데 최종 결정을 더 잘하고 싶은 리더
⏭️ 이 글이 필요 없는 분
개인이나 팀의 기득권이 많아 아무것도 안 바꾸는게 유리한 사람
어려운 글 오래 읽기 힘든 분
⚓ 심층적 내용
사례로 줄여서 말하니 자명해보이지만, 무에서 시작해 진화시킨 프로세스라 나름 강건하고 효율적이며 고객도 만족스러운 프로세스였습니다. 문제는 고객이 몰려들고 갑자기 성장하면서 정보가 늘어지며 불거지기 시작하는 문제입니다. 기존 프로세스 중 몇군데가 매끄럽지 않은데 현업에서는 그걸 조망하기 어려우니 불편과 비효율을 각자의 선의로 해결 중이었던거죠. 누구는 야근을 하고 누구는 고객 전화통 잡고 목이 갈라지게 사과하거나 양해를 구하고.
어찌 고쳐야할까요.
이 경우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 갈래는 크게 네가지가 떠오릅니다.
1. Natural inclination to put off for satefy margin
인간과 조직의 당연한 현상입니다. 어느 정도 확정적인 정보가 있어야 공급을 맞추는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기다리죠. 결국 이 당연을 당연으로 받아들이면 항상 조금씩 늦추게 됩니다. 이게 쌓이면 조직의 느림, 프로세스의 비효율이 되죠. '기초 정보가 입력된 이후에 무조건 5일 안에는 공급한다. 모자라는 정보, 주문, 물량은 이래저래 채우고 아니면 공실을 감수한다.' 정도의 최대 여유 제한 (maximum period constraint)의 규칙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Value captured or not
이 케이스에서 도드라지는 문제지만, 주문 이후 공급 시점 결정 후 다시 주문 확정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공급 시점이라는 기업 내부의 정보가 고객의 주문 확정에 되먹임 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매우 민감해진 이유이기도 한데요. 결국 우리의 공급 시점 정보를 못줘서 고객이 기다리다 드랍하고 나가면 가치가 손상됩니다. 즉, 기업의 가치로 인입하기 직전이지만, 아직 capture하지 못한 가치를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 이걸 기업 내부로 들여온 후, 내부 프로세스로 소화하는건 가치 재배치의 이슈라 종류가 다릅니다. 이런건 부서 입장 들어서 해결하기보다는 회사차원에서 옳은 그림을 먼저 그리고, 역할을 각 조직이 소화해 내는 구조와 프로세스를 설계하는게 중요하죠.
3. Load-process mismatching
케이스 기업에서는, 당연히 주문 처리 부서의 인원이 많습니다. 고객 관계 관리가 포함되니 자원의 질도 좋고 풍부하죠. 반면 공급 결정 부서는 매뉴얼 기준으로 움직이면 되어 업무 난이도는 쉬운 편이고 경량 팀입니다. 이때 이 연약한 조직에 복잡한 프로세스를 걸면 안됩니다. 정보확정을 하려면 스마트하고 유연하며 융통성과 결단력이 필요한데 취약한 사슬에 결정권을 두면 둔탁해집니다. 느리거나 빠른 대신 너무 많은 공실을 내거나 품질사고를 내는등 취약점이 터져버립니다. 따라서 고급의 정보를 고객 접점 단에서 소화해서 넘겨주도록 프로세스를 설계해야합니다.
4. Information delay
고객 관련 업무의 특성상 바로 결정 되지 않고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정보의 성숙과정 동안 홀드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저관여 제품이라면 일단 드랍하고 퍼널 앞단이나 옆으로 빼두면 됩니다. 하지만 고관여 제품은 퍼널에 두고 지속적으로 쿠킹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오랜 홀드기간을 고려해서 정보의 판단을 정보를 접하는 해당 부서에서 하도록 설계하는 것도 때에 따라 중요합니다. 반대로 제조가 중심인 비즈니스라면 생산 현장의 현황정보와 판단에 중점을 두도록 정해야 합니다.
�결론
매우 간단한 사례지만 생각할 점이 많죠. 그래서 기업이 어렵고, 그래서 기업이 재미나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번 호는 실사례를 각색했기 때문에 재미는 있지만 다소 남 일 같이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대부분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제조가 중요한 기업은 제조쪽에서 많은 판단과 결정을 해야할 겁니다. 서비스는 좀더 고객쪽 부서에 무게가 실리고요.
핵심은 이겁니다. 우리 회사에 맞는 중요 정보의 판별과 운영적 의사결정은 기업 생존의 기초이자 성장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주말에 이 주제를 깊이 생각해 보세요.
우리 오퍼레이션을 더 잘할 방법은 없나?
정보가 최대 효과를 위한 결정에 쓰이고 있는가?
A란 사람을 B로 바꾸면 무슨 일이 생길까?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구독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