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악의 논란! 종합부동산세

2. (1) 제1편 투기의 역사로 인하여 원칙마저 희미해진 종부세

by TaxWiki

2. 투기 잡는 세금 전사 (1)투기의 역사로 인해 왜곡된 세금, 기본을 놓치다. 제1편


이 세금은 도대체 왜 내야 하는 것이냐?


우리나라 세금의 종류는 25가지나 됩니다. 그래도 나름 체계가 잡혀 있어요. 보통세, 목적세, 직접세, 간접세, 도세, 시∙군세라고 해서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나름의 형식과 목적을 가지고 저마다의 명분에 맞게 거두어지고 쓰이도록 애쓰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렇게 구분해 놓은 이유는 세금이 막무가내가 아니라 체계를 가지고 각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굳이 이렇게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체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헌법에 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있죠. 개인의 사유재산을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개인의 사유재산을 건드리지 않고 세금을 어떻게 걷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헌법에서는 권리도 보장하지만, 의무도 명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납세의 의무’입니다. 그런데 이 납세의 의무가 무한정 커진다면 조선시대 삼정의 문란과 같은 일들이 재현되지 않을까요? 따라서 헌법에서는 납세 의무는 ‘법률’로만 정할 수 있게 엄격히 제한합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조세법률주의’라는 원칙이죠. 조세법률주의는 결국 국민의 동의가 필요조건이 됩니다. 만약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세금이 만들어졌다면 어떻게 될까요?


종합부동산세는 시작하자마자 위헌 논란에 휩싸이고,
최근까지도 존폐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지 한 번 살펴볼게요.



두 번의 위헌 전쟁, 1승 1패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지난 25년 4월. 전 국민의 시선이 헌법재판소로 향했죠. 당시 대통령 탄핵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곳이 헌법재판소였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헌법을 지켰느냐, 어겼느냐를 가리는 판단은 대법원에서 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서 하죠. 그래서 가끔 신문에 세금에 대해서 위헌이다, 헌법소원을 진행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 보셨을 때마다 보이는 곳은 종로에 있는 헌법재판소 건물의 모습이었을 겁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를 다루는 곳은 행정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이렇게 3심을 거치죠. 그런데 법이 헌법 정신을 위배하거나, 입법이 미비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하는데 이를 ‘헌법소원’이라고 합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이 법이 헌법에 위배되면 ‘위헌’, 그렇지 않으면 ‘합헌’ 판결을 내립니다. 세법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말은 그 세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저항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종합부동산세입니다.


종합부동산세는 대표적으로 두 번의 헌법소원에서 납세자가 1승 1패를 합니다.


한 번은 위헌, 한 번은 합헌 결정이 난 것이죠. 아래의 기사 내용을 보시죠.


헌재, "종부세 세대별 합산과세... 위헌" (YTN, 2008.11.13)
위헌 심판대 오른‘文 정부 종부세법’… 헌재“합헌” 결정[종합] (이투데이, 2024.05.30)


두 건 모두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입니다. 한 건은 20여 년 전 판결이고 다른 한 건은 비교적 최근의 판결입니다. 종부세는 예나 지금이나 참 시끄럽네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두 사건의 결론이 다릅니다. 2008년에는 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위헌’, 2024년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합헌’ 결정이 났네요. 간단히만 보자면, 2008년 당시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로 과세하지 않고 ‘세대’ 별로 합해서 세금을 계산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가 누진세이니 당연히 합산이 많아질수록 세금이 커졌겠죠.


예를 들어, 연인 사이로 지내는 진강남 씨와 여물주 씨가 있었습니다.
둘은 모두 집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죠.
한 채당 각각 5억 원이라서 당시 종합부동산세법 기 주인 6억 원을 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았습니다.(부럽습니다....)
이제 이 두 사람이 결혼을 합니다. 당초 두 세대였던 두 사람이 결혼으로 한 세대가 되었죠.
그랬더니 세무서에서 둘의 재산을 합해서 10억 원이 되니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해야 한답니다. 두 사람은 너무 억울해서 헌법재판소에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아니, 결혼한 것 말고는 소득도, 재산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왜 세금을 더 내어야 합니까? 억울합니다. 이건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헌법재판소에서

"듣고 보니 맞는 말씀입니다. 세금은 개인별로 계산하는 게 맞죠. 만약 이대로라면 이건 결혼을 통하여 가족을 이룬 사람들에게 역차별이 됩니다."

하면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 판결 이후 종합부동산세도 세대별에서 다시 개인별로 세금을 내는 것으로 되돌아갔죠.


그에 반하여 2024년에는 ‘세대별 합산’과 같은 명백한 논리로 접근했다기보다는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억

제하기 위해서 세부담을 증가시킨 것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세금이 많아도 너무 많다’라는 주장이었죠. 당시 기사를 몇 개 살펴보고 갈게요.


종부세 폭탄 현실로… “작년 2배 뛰었다” (동아일보, 2020.11.24)
"범죄자 취급에 세금폭탄"… 종부세 집단 소송 나선다(뉴시스, 2021.11.23)


당시 상황을 간단히 요약해 볼게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하여 팬데믹이 선언되자, 전 세계 경제는 순간 경직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증시도 2천 대가 붕괴하고 1,400선까지 밀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랬더니 미국 중앙은행(FED)이 앞장서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기 시작하죠. 그것만으로 모자라 정부에서는 아예 보조금까지 주었어요. 미국이 시작하자 전 세계가 동조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시중에 현금이 많이 공급됩니다. 소비하고 남은 돈들이 갈 곳을 찾기 시작하죠. 금리가 낮으니 은행으로 가지 않고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부동산이 급등하게 된 원인이죠.

이렇게 되자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책을 계속 쏟아냅니다. 그 대책 중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세금이었습니다.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내는 취득세, 보유하면서 내는 종합부동산세, 팔면서 내는 양도소득세를 모두 높여버리는 것이었죠.

특히나 종합부동산세는 그 정도가 심했습니다. 왜냐면 하필 그 직전 해인 2019년부터 종합부동산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시장가격에 맞춰 ‘현실화’한다는 명분으로 인상하고 있었습니다. 시장가격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 가격은 올랐으니 종부세 부담은 커집니다. 그런데 부동산 과열로 시장가격이 급등하니 종부세 부담은 더 커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세율’까지 높여버리니 ‘세금폭탄’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부담이 증폭되어 버린 것이죠.

실제로 2010년대 초 매년 1조 원대 초반에 머물던 종합부동산세 부과 금액이 공시가 현실화 직후인 2020년 갑자기 3조 6천억 원이 되더니 세율까지 올린 이듬해 2021년에는 6조 1천억 원, 2022년에는 6조 8천억 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부과되었습니다. 불과 5년 전인 2016년 1조 3천억 원과 비교하면 거의 5배가 상승한 것이죠.

그러자 더 이상 참지 못한 국민들이 헌법재판소를 찾아가 ‘정부가 내 재산권을 너무 과하게 침범했다.’라고, 사정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헌법에 위배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었죠.

일부 재판관님들은 ‘이 정도면 과한 게 맞다. 헌법에 맞지 않다.’라고 판단하셨지만, 최종 판결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판결 이후에 오히려 종합부동산세는 더욱 논란이 거세졌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납득을 못 하는 것이죠. 계산을 위한 가격과 세율도 정부에 따라 바뀌고, 세금의 명분도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뀌니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신뢰를 잃어버린 세금이라면 오래가기는 힘들 것 같네요. 하지만 자산에 부과되는 성격의 세금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명칭과 계산 방법이 바뀔지언정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납득할만한 합당한 세금이라는 것은 참 어렵네요. 자산 가격이 올랐으니, 세금을 내는 것은 맞는데, 얼마를 더 내는 게 합당한 것인지. 세금을 내는 이와 걷는 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금액을 찾는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겠죠. 예전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 대사가 생각나네요.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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