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 제2편 투기의 역사로 인하여 원칙마저 희미해진 종부세
2. 투기 잡는 세금 전사 (1)투기의 역사로 인해 왜곡된 세금, 기본을 놓치다. 제2편
앞서 세금의 기본 원칙을 설명해 드렸어요. 세금은 법률에 따른다는 조세법률주의, 같은 것은 같고 다른 것은 달라야 하는 조세평등주의가 대표적이었죠. 종합부동산세가 이 두 원칙을 지켰는지 하나씩 살펴볼게요.
우선 조세법률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최초에 ‘종합부동산세법’을 제정했어요. 당연히 국회에서도 정상적인 절차로 입법했죠. 조세법률주의의 목적인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잘 지켜졌을까요?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종합부동산세가 시행된 2005년 이후 세율이 5차례나 바뀌었거든요.
특히 지난 10년 동안에는 중과세율 제도를 도입하면서
2018년 최고세율 대비 3배 가까이 폭등하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세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조세법률주의의 목적이 국민이 예측 가능한 상태에서 법률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인데, 과연 어느 국민들이 세금이 3배 이상 뛸 것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조세법률주의를 완벽히 지켰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찜찜한 대목이 여기에 있습니다. 더욱이 도입 초기에 무리하게 추진했던 세대 합산이 위헌 결정을 받아 버린 것도 조세법률주의에 큰 타격을 입었던 점이죠. 종합해 보면 종합부동산세는 조세법률주의를 지키긴 했으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림. 종합부동산세율 변화 (2009~현재)
조세평등주의에 입각해서 종합부동산세는 누진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제도 도입부터 누진세율을 적용해 왔죠. 2019년부터 도입된 다주택자 중과세 제도 또한 주택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큰 누진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니 수직적 공평 측면에서 수긍이 가는 논리입니다.
앞에서 최근 헌법재판소 판결은 합헌으로 종부세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했죠. 그런데 당시에도 일부 재판관님들은 ‘이 정도면 과한 게 맞다. 헌법에 맞지 않다.’라고 판단하셨어요. 그 부분을 한 번 살펴볼게요. 왜냐하면 결국 이 판결 이후 더우 거세진 종부세 논란으로 인하여 폐지까지도 언급되고 있으니까요.
아래는 앞서 설명드린 판결 중 최근 합헌 결정이 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입니다.
헌재 2024. 5. 30. 2022헌바238 등, 종합부동산세법 제8조 제1항 등 위헌소원 등 (다주택자에 대한 차별이 조세평등주의 위반인지 여부)
(중략) 현실적으로 다주택자 또는 고가 주택 소유자의 경제적 능력은 1주택 소유자 또는 무주택자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주택분 종부세 조항들이 2주택 이하 소유자와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소유자를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주택분 종부세 조항들이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중략)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세금이 오른 것은 안타깝지만 조세평등주의에 위반이 되지 않기 때문에 헌법을 위배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 부과한 것이라는 취지죠. 그런데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들에 대한 중과에 대해서는 일부 재판관들의 반대의견이 있었어요.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의 조정대상지역 중과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중략) 현실적으로 2주택 소유자의 경제적 능력이 1주택 소유자에 비해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향후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2주택 이상을 소유하는 경우도 현실적으로 적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2주택 소유자에게 1주택 소유자에 비해 보다 가중된 세율이나 세부담 상한을 적용시켜야 할 당위성은 도출되지 않고, 부모 부양, 자녀 학업 또는 직장 문제 등과 같이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로 2주택을 소유한 자도 있는바, 조정대상지역 중과 조항에서는 이러한 자에 대한 어떠한 입법적 배려도 찾을 수 없다. (중략)
비록 1세대 1주택자의 해당하거나 단 1주택만을 소유한 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부동산 투기 목적이 아니라 위와 같이 가족 부양 및 생계유지 등과 같은 이유로 2주택을 소유해 온 자에게는,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한 사회적ㆍ경제적 원인으로 인하여, 조정대상지역 내 1주택을 소유하고 비(非) 조정대상지역 내 1주택을 소유한 자 또는 비(非)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소유한 자에 비하여 가중된 세율과 세부담 상한을 적용받아야 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부모 부양 목적으로 2주택을 소유하는 경우는 자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면서 부모를 부양하는 종래의 부모 부양의 행태에서 부모와 가까운 곳에서 분리 거주하면서 부모를 부양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부모 부양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중략)
결국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전부터 해당 지역에 2주택을 소유해 온 자에 대해서도 일률적ㆍ획일적으로 주택분 종부세를 중과하고 있는 조정대상지역 중과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
요약해 드리자면, 조정대상지역 중과세는 조세평등주의를 위반하지는 않았으나 해당 국민의 재산을 너무 과하게 침해한 것이니 위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헌법에서 강조하는 ‘과잉금지원칙’,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목적이 정당해야 하고, 수단이 적합해야 하며, 공익(公益)이 크더라도 필요한 만큼 최소한만 침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필요 이상으로 너무 심하다’라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결국 이 의견은 소수 재판관의 의견으로 결론을 뒤집지는 못했지만, 재판관 1/3이 이런 의견을 냈으니 상당히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결국 종합부동산세가 이렇게 논란이 많은 이유는 세법의 원칙을 지키긴 했지만, 국민이 봤을 때는 지키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세법을 만드시는 분들께서 눈앞의 목표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좀 더 많이 고민해 보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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