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 제1편 70년대 강남 투기, 양도세 중과의 시작
2. 투기 잡는 세금 전사 (2) 부동산 시장을 잡아라! 특명을 받은 세금 제1편
개인이 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서 가장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이 주식과 부동산이 아닐지 싶어요. 주식과 부동산은 공통적인 두 가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죠. 정기적으로 배당과 임대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매각 시에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세금에 있어서는 유독 부동산에 대해서만 각종 세금을 부과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에는 우리나라 개발의 역사적 배경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1975년 종합소득세를 도입하여 현재의 소득세 체계가 완성될 당시 토지는 50%, 건물은 3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했습니다. 건물의 양도소득세율은 지금의 최고세율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70년대 서울 강남의 개발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엄청난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땅값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1960년대 후반 평당 200원 정도 하던 압구정의 땅값이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후 평당 만 원이 넘는 상황이 되었어요.
단순 계산만으로 50배가 넘게 폭등한 것입니다.
토지 열풍은 곧 아파트 열풍으로 이어집니다. 강남 신축 아파트는 청약은 지금보다도 그 열기가 거세었죠. 지금은 다자녀 세대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출산 제한 정책으로 정관 수술한 세대에 우선권을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도나도 강남에 입성하기 위해서 정관수술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그러니 정부는 이를 규제할 방법을 찾는 것이죠.
가장 쉬운 것이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차익이 생겨도 세금으로 다 걷어 갈 테니 함부로 투기하지 말라는 엄포죠. 1978년 말 정부는 토지, 건물에 대해서 일괄적으로 50% 세율을 적용하고, 보유 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에는 투기로 간주하여 70%의 고세율을 적용했습니다. 더욱이 등기 없이 몰래 양도해 버리는 미등기 양도에 대해서는 80%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엄포했죠. 아래 기사의 내용을 보시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아실 수 있어요.
정부가 땅 투기 앞장섰다?…‘평당 200원’ 강남 언제·왜 비싸졌나 (2023.11.01, 매일경제)
한차례 양도소득세 폭탄 정책을 부과한 정부가 이번에는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로 과세하겠다는 발표를 합니다. 1983년 당시 도입된 기준시가는 지금으로 치면 공시지가 개념이죠.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준시가(공시지가)는 실거래가보다 낮기 때문에 세금을 더 거두고 싶다면 당연히 실거래가로 과세해야 맞는 것이죠. 조금 전까지 투기하면 세금으로 다 거두어 가겠다고 엄포를 놓고 실제로는 봐주겠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시가로 과세하겠다는 것은 당시 정부가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사회도 아니고,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된 시기도 아니었습니다. 즉, 제가 사고판 부동산의 가격을 당사자들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럼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네, 당연히 양도소득을 줄여서 신고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정부는 답답했을 겁니다. 수십, 수백만 건의 부동산 거래를 모두 다 조사할 시스템과 역량도 없는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자니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결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금액을 산정해서 과세하겠다는 ‘기준시가’ 제도를 도입합니다. 기준시가 제도는 이후 상당 기간 유지되다가 2006년에서 2007년 다시 실거래가로 바뀌었습니다. 동시에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제도’도 도입했죠. 인터넷과 금융의 발달로 실제 거래가액에 대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함부로 양도소득을 줄일 수 없는 세상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