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한 노동자, '금진섭 동지' 퇴임을 축하하며!

183. 노트_ 동쪽여행

by 조연섭

오랜 시간, 치열하게 싸우고 묵묵히 걸어온 길의 끝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금진섭 동지께 깊은 존경과 축하의 인사를 졸필의 글로 대신합니다.


존경받는 공직자로서 34년 3개월, 그리고 노동자로서 투쟁한 수십 년의 시간은 신념과 연대의 길이었습니다. 해직과 복직, 징계와 항의, 투쟁과 승리의 순간을 지나며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온 과정은 후배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함께 걸어온 동지, 참투쟁의 역사를 걸어온 시민사회 구성원 모두에게도 큰 용기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퇴임식, 사진_ 금진섭DB

퇴임식 모습 사진만 보아도 금진섭 동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온갖 억압과 부당함 속에서도 노동자로서의 자긍심을 지키고, 동지들과 함께 노래하고 연대하며 싸워온 흔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훈장과 기념패를 거부한 결연한 태도, 축하의 자리에서도 웃음 속에 날카로운 현실을 풍자하는 유머 감각은 여전히 금진섭 동지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이제 퇴직했으니 좀 쉬어야지.” 그러나 아무도 쉬라고 하지 않는다는 말에 웃음이 나면서도, 그동안의 헌신과 고됨을 생각하면 왠지 짠한 마음이 듭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요. 투쟁은 끝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투쟁 1막 끝, 투쟁 2막 시작”이라는 문장은 이렇게나 가슴을 울립니다.


학장시절, 우리는 학내 민주화를 외치며 최루탄이 가득한 캠퍼스에서도 연대의 손을 맞잡고 끝까지 투쟁하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동지가 있는 노동문화제가 있는 날이면 고향 찾듯 방문하곤 했죠. 먼 거리에서 동지를 바라다보며 박수를 치며 응원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정년이라니 말입니다. 그때가 그립습니다. 여전히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 많고, 여전히 바꿔야 할 세상이 남아 있습니다. 행복한 노동자 금진섭 동지의 새로운 걸음도 그 길 위에서 빛나리라 믿습니다. 지나온 시간,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까지, 모든 순간이 자랑스럽고 행복한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 동지였다는 말씀 고맙습니다. 술 한잔 마시지 못했지만 금진섭 동지는 든든한 나의 친구였습니다. 정년퇴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가족 모두의 건강과 친구의 소풍 같은 인생 2막, 신나게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늘 함께하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머리와 신발, 인격을 비추는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