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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신발, 인격을 비추는 거울

182. 노트_ 동쪽여행

by 조연섭 Feb 09. 2025

주말을 맞아 머리 손질차 미용실을 방문했다. 평소 머리 잘하기로 소문난 원장이 정성껏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어르신이 문득 한 마디 던진다.


“머리 참 아름답소… 옛말에 ‘머리’와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다네.”


가벼운 칭찬 같지만, 이 한 마디는 오래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사람의 머리와 신발이 단순한 외형을 넘어 그 사람의 내면과 태도를 반영한다는 의미다. 머리는 신체 일부에 거치지 않는다. 사람의 정체성과 품격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다. 정돈된 머리 스타일은 깔끔한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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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장원에서 머리를 다듬는 과정과 자신의 모습을 가꾼다는 것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다. ‘나’라는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타인도 존중할 수 있다. 반대로, 그냥 방치된 머리는 무관심과 나태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머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 사람의 태도와 삶의 방식, 내면의 상태를 반영하는 창이 된다.


신발,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흔적

신발도 마찬가지다. 신발은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한 사람이 어디를 걷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흔히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라고 한다. 신발이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면 그만큼 자신의 삶을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반대로, 신발이 지나치게 낡고 아무렇게나 신어져 있다면, 무심하거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소홀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신발은 사회적 지위보다 한 사람의 ‘걸어온 길’을 상징하기도 한다. 닳아버린 밑창과 묻어 있는 먼지는 그 사람이 걸어온 여정의 흔적이다. 노동자의 작업화, 여행자 등산화, 오랜 시간 정성껏 닦아 빛나는 구두… 모두 각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반영한다.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물론, 머리와 신발만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다. 사람의 가치는 외형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과 행동에 달려 있다. 겉모습은 내면을 드러내는 하나의 거울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을 가꾸는 행위는 치장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와 책임감의 표현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외형이 아닌 인격을 보아야 하지만,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는지를 읽어낼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머리와 신발이다.


머리를 정돈하는 미용실 원장의 손길 속에는 기술이 아닌 태도가 깃들어 있다.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습관 속에는 작은 성실함이 숨겨져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바로 이런 점에서 한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


머리와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짧은 문장 속에는 외형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태도와 마음가짐,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담겨 있다. 우리는 어떤 머리를 하고 있으며, 어떤 신발을 신고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 속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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