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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May 19. 2023

시작 신호음 악기, 고동 ?

5. 브런치스토리와 떠나는 글 소풍

시작 신호음 악기 ‘고동’목나발?
<조선후기 군영악대 취고수·세악수·내취> 주제의 글에서는 ‘고동’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고동은 합방류(蛤蚌類)의 연체동물을 뜻하며 고둥의 방언이다. 악기로서의 고동(告東)은 본래 나각(螺角)을 뜻하는 용어이지만, 각(角)과 바라(哱囉) 계통 악기의 명칭으로 전용되었다. 고동은 군영악기의 하나였으나, 농촌지역에서 두레 작업을 할 때 신호용으로도 쓰였다. 오늘날 고동은 군영악기로서의 기능은 소멸되었고, 농악 등에 쓰인다. 각(角)은 고대부터 군영에서 사용한 악기이다. 각종 벽화에서 각(角)을 확인할 수 있고, 고구려와 낙랑의 왕자호동과 낙랑공주 이야기에도 각(角)이 등장한다.


각(角)은 고대부터 각종 벽화에서 각(角)을 확인할 수 있고, 고구려와 낙랑의 왕자호동과 낙랑공주 이야기에도 각(角)이 등장한다. 백제에서도 각(角)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취각군(吹角軍)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취라치(吹螺赤)가 각을 연주하였다. 고구려·백제로부터 전승되는 각은 동일한 악기 형태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변화과정을 거쳤으며, 오늘날 영각·농각·땡각·목덩강 등의 명칭으로 농악기로 전승되고 있다."


제작방법은 나각 계열 고동은 나원추형인 소라 끝 부분을 갈아 취구를 붙여 만들고, 대각 계열 고동은 긴 대나무 끝에 쇠뿔을 달아 만들거나 나무로 만든다. 흔치는 않지만 지금도 함안 장승학교 이재명교수는 나무를 반으로 잘라 이 목나발을 제작해 각종 민속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동은 음정이 없는 신호음으로 일종의 개량된 고동으로 굿이나 농악에 쓰이고 있다.

동해 북평원님답교놀이가 강원도 대표 민속으로 2022년 한국민속예술제에 출전해 3위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할 때 민속팀 행사장 입장 신호음으로 사용했던 악기다. 이 악기는 나무를 잘라 제작한 것으로 조선시대부터 이어오던 다양한 고동 중 나무로 새롭게 제작한 악기로 추정推定 된다.
북평원님답교놀이가 신호음으로 사용했던  고동, 사진_조연섭
나문구, "비산농악연구"( 영남대 석사학위논문, 2014 )을 읽다가  '비산 농악의 띵각' 항목이 재밌어 옮겨 적어 둔다. 여기에 등장하는 띵각 역시 <고동>으로 추정된다.


"<띵각>은 나무로 만든 나발을 가리키는 '비산 농악'의 현장 명칭이다. 지역에 따라  형태와 크기, 재료 등의 차이가 있고 그 명칭도 다르다. 나문구의 논문에서 예로든 명칭은  '목나팔, 고동, 영각, 농각, 죽고동, 목고동, 띵각, 목덩강'이고, 지역별 형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비산농악에서는 띵각으로 부르며 길이는 85cm 정도 되는 오동나무의 속을 파서 관과 취구를 만들고 어깨끈을 달아낸다. 부산 수영지역에서는 ‘영각(令角)’으로 부르며 길이 170cm 정도의 대나무로 관대와 취구를 만들고, 관 끝부분에 오동나무로 나팔 모양을 만들어 꽂아서 사용한다.


경북 청도군 차산면에서는 ‘고동’으로 부르며 길이 110cm 정도의 오동나무로 관대를 만들고 대나무로 취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마산지역에서는 ‘목고동’으로 부르며 오동나무를 길이 128cm 정도로 잘 라 그 속을 파고 관과 취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예전에는 겉을 은으로 장식하기도 하였다


아래의 사진은 2009년 11월 6일 자에 실린 비산농악 정기연주회 기사에 포함된 것인데, 오른쪽에 '띵각수'의 모습에서 악기의 형태와 연주방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띵각'이라는 표기도 눈에 띈다.  


나문구의 논문에 따르면, 띵작의 재료는  오동나무이고, 길이는 약 85㎝ 가량, 취구의 직경은 2.5㎝, 아랫부분의 내경은 10㎝ 정도이다. 다른 지역의 나발에 비해 길이가 짧고 완성된 형태도 단순하다. 띵각 외에 '땡각'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는데,  오랫동안 비산농악에서 전승활동을 해 온 나문구 님이 논문에서 '띵각'으로 표기한 점을 미루어, 이 명칭으로 정립될 것 같다.  (띵각(ㅇ), 땡각(?)

 

띵각수의 의상은   흰 고깔,  흰색 바지저고리,  청색 조끼, 삼색띠, 행전. 짚신. 띵각수는 전체 연행되는 동안 세 차례 띵각을 분다.     

  1) 열림굿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세 번.

  2) 다드래기 과장을 마친 후 한 차례 길게.

  3) 멍석말이 과장 중 사설 대목 후에 길게 한 차례 분다.


즉, 띵각 소리는 특별히 음악적인 주법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신호로서  농악의 진행에서 전체 단원들의 알아야 할 주요 변환점을 지시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띵각과 띵각수의 모습을 독립적으로  잘 찍은  고해상도의 사진 자료가 드는 점이 아쉽다. 띵각이라는 명칭의 유래도 궁금하다. "

나가는 말

각(角)과 바라(哱囉) 계통 악기의 명칭으로 이어온 <고동>은 농악에 사용되어 온 악기는 분명한 것으로 논문과 글에서 기록되고 있으며 시대의 흐름과 함께 다양한 변화를 거쳐 맥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과거는 나무에 구멍을 내 만들었으나 지금은 재료와 수공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소리 음색을 맞추기 어려워 오동나무를 반으로 자르고 홈을 파 손질 한 뒤 다시 붙여서 악기를 완성했다. 그 악기가 바로 오늘날 <고동>에 이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推定 하고 있다.

고동 제작 : 이재명_ 함안 장승학교 교수
자문 : 임웅수_ 광명농악 인간문화재
조선후기 군영악대 취고수·세악수·내취 (이숙희, 태학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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