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노트_ 동쪽여행
6월 28일 오후 4시, 삼척 도계의 작은 광산촌 청소년장학센터에서 광산촌 주민을 위한 ‘찾아가는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는 도계 석탄의 역사와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이었으며, 우리는 그 끝자락에서 눈물을 흘렸다.
음악과 사람, 미디어가 하나가 되어, 그 모든 것이 도계 석탄문화의 마지막 불빛을 기억하게 하는데 집중했다.
선곡 모두 테마가 있었고 주제 속에 구성됐다. 감동적인 순서들은 객석을 감동시켰다. 전제훈 광부사진작가의 사진과 연출한 My way,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블랙스타 목관앙상블 ‘과 도계지역아동센터 어린이합창단의 ‘문어의 꿈’ 합창이 대표적이었다.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 속에 숨어 있는 도계의 미래와 그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들의 순수한 노래가 이 땅의 아픈 역사를 위로하며, 그곳에서 자라날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지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이어진 ‘광부의 일생’을 주제로 한 전제훈 광부 사진작가의 다큐 사진과 슬라이드 영상, 그 위에 흐른 MY WAY는 절정에 달했다. 음악과 사진, 그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지며, 도계 석탄에서의 긴 시간을 살아온 광부들의 삶을 함께 느끼게 해 주었다.
전 작가의 사진 속, 땀에 젖은 광부들의 표정과 그들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이 음악과 어우러져 펼쳐질 때, 눈을 감을 수 없었다. 그 순간, 눈물은 자연스레 흘러내렸다. 그들의 이야기와 이 땅의 역사적인 순간이 음악과 미디어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났다. 이틀 뒤면 도계 석탄문화의 종말을 맞이한다. 30일, 도계 석탄공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 불빛은 더 이상 밝혀지지 않겠지만, 오늘 이 무대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하는 불빛이 되었다.
석탄의 불빛 아래에서 살아온 사람들, 그들의 희생과 꿈, 그들의 일상에 묻어있는 모든 이야기가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살아났고, 우리는 그 고마운 기억을 놓지 않겠다.
이 공연은 한 마을의 문화적 기억과, 우리 모두의 공동체의 힘과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도계 석탄문화는 사라지지만, 그곳에서 살아온 모든 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의 삶이 여전히 우리 곁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도계에서의 마지막 노래는 울려 퍼졌고, 그 노래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찾아가는 콘서트는 한울목관오케스트라가 주관하고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삼척관광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사진_ 조연섭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