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노트_ 동쪽여행
최근 어머니 진료 문제로 병원을 자주 오갔다. 동내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큰 병원이다.
진료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사람 구경을 참 많이 했다.
바쁜 의료 현장 속에서 친절한 간호사와 의사를 만날 때면, 마음이 놓인다.
그 짧은 미소 하나, 눈빛 한 번에 긴장했던 가슴이 스르륵 내려앉는다.
반대로, 어쩌다 한두 명 직원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도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짜증 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처음 방문한 환자와 보호자에게 너무나 기계처럼 툭툭 던지는 말과 무심한 표정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참 개운치 않다.
고객의 무지도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병원 문을 두드린 사람에게 정확한 설명 한마디 없이 무시하듯 행동한다면, 그곳은 더 이상 치유의 공간이 아니라 고통의 공간이 된다.
내가 목격한 건, ‘설명하지 않음’이라는 무심함과 ‘배려하지 않음’이라는 무관심이었다.
환자도, 보호자도 자기 몸과 마음이 아프기에 그 문턱을 넘는다는 것을 그들은 잊고 있는 걸까.
바라건대, 그 짧은 순간이 누군가에겐 긴 병원 생활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위로가 되길.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상대가 한 사람의 삶임을 기억하는 마음, 그것이 병원의 진짜 치유력이 아닐까.
“오늘, 당신은 어떤 얼굴로 누군가를 맞이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