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리더의 무기는 ‘귀’와 ‘손’?

218. 노트_ 동쪽여행

by 조연섭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재정의되어 왔다. 대량생산이 미덕이던 산업화 시기에는 강력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지닌 지휘관형 리더가 각광받았고, 정보가 곧 권력이던 정보화 시대에는 날카로운 전략적 통찰과 혁신을 주도하는 천재형 리더가 조직을 이끌었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으로 대변되는 지금, 우리가 맞이한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의 핵심은 오히려 더 명확해졌다. 바로 ‘잘 듣고, 잘 나누는 것’이다.

경청하는 리더의 모습, 프롬프트_ 조연섭

먼저 ‘듣기’는 리더십의 출발점이자, 조직의 생존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위기의 신호는 거대한 보고서가 아닌, 현장의 미세한 균열과 고객의 작은 불만, 구성원의 나지막한 목소리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하지만 권위적인 리더는 이를 성가신 소음으로 여기거나 형식적인 절차로 치부해 버린다. 이러한 ‘선택적 경청’은 리더를 조직의 현실로부터 고립시키고, 구성원들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앗아간다. 결국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냉소주의가 만연하게 되며, 이는 조직의 활력을 잃게 하고 잠재적 위기를 알아차릴 기회마저 박탈한다. 진정으로 듣는 리더는 말하지 않는 것의 의미까지 헤아리며, 구성원들이 어떤 의견이든 안전하게 제시할 수 있는 신뢰의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다.


‘나누기’는 리더십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가장 현명한 전략이다. 과거의 리더가 권한과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권위를 유지했다면, 현대의 리더는 이를 적극적으로 나눔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한다. 여기서 나눔이란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여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고취하고, 조직의 비전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여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며, 성공의 과실뿐만 아니라 실패의 경험까지 함께 나누며 조직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권한과 성과를 독점한 리더의 조직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칠 뿐,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반면, 책임과 기회를 나눈 조직은 구성원 각자가 리더가 되어 자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힘을 얻는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리더는 더 이상 모든 것을 알고 지시하는 ‘카리스마적 지휘자’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조율하여 최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에 가깝다. 리더는 수많은 의견을 경청하며 집단적 지성을 촉진하고, 성공의 무대를 기꺼이 팀원들에게 내어주며, 공감과 신뢰를 기반으로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


좋은 리더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짜 신호를 가려내는 ‘귀’를 열고, 기회와 성장을 아낌없이 나누는 ‘손’을 내미는 사람. 이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원칙이야말로 안개와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가장 확실한 리더십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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