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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Sep 13. 2023

서울역 대합실에서

92.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글소풍

서울역

서울역 대합실에서 KTX 강릉선을 기다리고 있다. 9일 경기도 지원으로 광명농악보존회와 경기도국악협회가 개최한 제1회 경기전통연희축제로 참석했다가 돌아가는 길이다.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길놀이 대단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쇠잡이 선두로 300명이 넘는 주민과 농악단이 마치 합창처럼 뿜어내는 우리 악기의 소리는 광명동굴을 뒤집을 만큼 웅장했다. 행사를 마치고 동해에서 10월 개최될 지역문화박람회 회의를 열고 하루 쉬기로 했다. 다음날 낮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점심시간은 지났지만 늦은 아침 식사로 이날은 아점이 됐다. 오늘 점심은 열차 떠나기 전 떡볶이 한 사발로 때워야겠다. 대합실 스피커로는 <오후 2시 출발 강릉행 열차를 탑승하실 손님은 3번 홈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 열차시간과 공지사항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연신 이어진다.

여행을 떠나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여대생들은 도착하면 바다에 들어갈까 먹거리를 찾을까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뒤편에 부부로 보이는 중후한 어르신들은 추석 선물을 뭘로 할까 대화를 나눈다. 영양가 좋고 저렴한 상품을 준비하자고 한다. 요즘 경제를 어떻게 보냐는 여성의 질문에 남편으로 보이는 분은 베트남이 앞으로 10년 뒤면 경제대국에 오를 것이다. 한국사람은 잘난척하던 정서가 나라를 힘들게 하고 어려움에 빠트리게 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은 흐르고 휴일 대합실은 점점 인파로 혼잡하다. 안내방송은 앞사람과 거리를 잘 유지하여 안전하게 이동하라는 방송이 반복된다. 출발하기 전 간식이라도 할까 싶어 평소 단골인 꼬마분식으로 이동했다. 3천 오백 원짜리 떡볶이 한사라, 어묵꼬치 한개, 국물 한 컵을 마셨다. 이때 분식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유동인구가 많아 선불 계산이 상식으로 보이는데 이 집은 무조건 후불이다. 뭔가 주인의 경영철학이 숨겨있는 듯했다. 혹시 선불이면 먹다가 맛이 있어서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후불을 받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옆에서 지켜봐도 당초 주문에서 추가하는 메뉴들이 많았다. 매출을 늘리기 위한 후불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벌써 차량 츨발시간이 온다.

잠시 뒤 강릉선 KTX 홈으로 이동해야 할 시간이다. 폰으로 구입한 KTX승차권을 보니 15분 전에 홈을 공개한다고 나온다, 잠시 뒤 13번 홈에서 탑승하라는 안내가 승차권에 뜬다. 13번 3호차 15D 창가석에 탑승했다. 옆자리는 취소했는지 도착될 때까지 손님이 탑승하지 않아 편하게 강릉까지 도착했다. 탑승했던 KTX는 맨 앞자리라 다리를 뻗는 거리가 짧아 자리가 불편했다. 여행자 분들은 참고해도 좋겠다.

강릉에 도착 주차장으로 이동해 키오스크에서 주차요금을 계산하고 동해로 출발했다. 바쁜 일도 없고 바다를 보면서 가자고 정동진 방향의 국도 지방도로 동해로 달렸다. 잠시 후 동해에 도착 잠시 쉬다가 행사장에서 선물 받은 기획자 인승현이 지은 <공연기획자의 챗GPT활용법> 책을 읽고 소감문을 작성하고 브런치 발행을 준비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이번 출장에서 의미 있었던 일은 멋진 기획자 인승현 씨를 만난 일이다. 그가 쓴 활용법이 대한민국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멋진 교본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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