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만학일기
새 학기의 시작은 늘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대학원 이번 학기, 저는 전공필수 과목 ‘문화예술교육론’과 ‘공공예술론’을 신청했다. 2일 공공예술론의 첫 강의는 온라인 세미나로 진행되었다. 처음은 아니지만 수업에 반영한 다양한 팁은 디지털 사회를 적응하고 학문적 탐구와 공동체 형성의 새로운 방식을 체험할 기회가 되었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Zoom을 통해 진행된 강의는 전통적인 교실 수업과는 달리, 디지털 도구를 적극 활용하여 진행됐다. 강의는 교안 강독과 메신저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면 기술적 편의를 넘어서, 발표력과 디지털 환경에서의 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듯 기대감이 왔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세라의 ‘기울어진 호’라는 공공미술 작품에 대한 논의였다. 이 작품은 철학적 깊이와 미학적 도전으로 인해 엘리트주의적 예술 지상주의의 상징으로 평가받았지만, 동시에 다수의 비평가들로 비난을 받으며 법적 분쟁 끝에 결국 철거된 사례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작품을 접하며, 공공미술이 예술적 표현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평가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공공미술은 특정 시간과 장소에 맞춰 제작되며, 그 맥락 속에서 작품의 의미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설치된 시간은 그 사회적, 역사적 배경을 반영하며, 장소는 작품이 물리적으로 배치되고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요소들은 작품의 메시지를 지역 사회와 관객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공공미술은 지역 사회와의 소통, 나아가 사회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임을 깨달았다.
저는 토론에서 “공공미술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기획자, 디자이너, 공공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협업은 공공미술이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또한 ‘기울어진 호’의 철거와 같은 사건도 예술작품의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자 작품의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강의를 담당한 강윤주 교수는 “공공미술의 흐름이 시대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공미술 역시 시대적 정신의 산물이다. “라고 했다.
첫날부터 인터넷 불안으로 휴대폰 인터넷 ‘핫스팟’ 사용과 아이폰 ‘화면 주시거리’ 사전 세팅으로 낭독 등에 기술적 문제를 겪었지만, 오히려 디지털 사회에서의 학습 환경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제 분량의 강독 원고를 직접 읽어주시며 강의를 이끌어주신 교수의 배려로, 첫 강의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과제는 첫날부터 주어져 큰 걱정이지만 이 강의는 앞으로 공공예술을 학문적으로 이해하는데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었다.
이 첫 강의를 통해 저는 공공미술이 예술적 표현과 사회와 역사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수업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