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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Sep 20. 2024

국장님, 맨발러 입성을 환영합니다.

99. 맨발 걷기

맨발로 걷는 변화를 만나다

맨발 걷기 302일 차 행복한 섬에서 아침을 열었다. 맨발로 해변을 걷는 아침은 나의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처음에는 누구나 하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쉽지 않은 나의 일상이 되었고, 몸과 마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함께 걷기를 권유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저 지나가는 이야깃거리로만 여겼다. 특히, 지역 자치단체의 한 간부 공무원은 내 맨발 걷기에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그저 바쁘게 일하며, 머릿속에 온통 일과 스트레스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공무원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오늘도 일출과 함께 추암 해변을 걸었습니다. 맨발 걷기 2개월, 몸의 변화가 시작되는 듯합니다." 그가 맨발 걷기에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 몇 년 동안 신발을 신고는 걸었지만 맨발 걷기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던 그가, 이제는 아침 해변을 맨발로 걷고 있었다. 그 간부 공무원의 문자는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그의 변화, 그리고 삶에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를 담고 있었다.


나는 그가 왜 맨발 걷기에 빠져들었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나의 SNS에 올린 글이나 일기, 혹은 브런치 스토리를 보고 참여하게 된 것 같다. 무엇이든 좋다.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의 삶에서 변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의 간부 공무원이 맨발로 걷기를 실천하면서, 그의 몸과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그가 맡은 일과 조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했다.


사람을 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들도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지만, 몸과 마음의 피로가 그들의 능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들이 맨발로 걷는 시간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연과 하나 되어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해 공무원으로서의 업무도 더욱 원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 간부 공무원이 보내온 사진 속 풍경은 아름다웠다. 그는 추암 해변의 모래 위를 맨발로 걸으며, 일출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이 그의 삶에 얼마나 큰 위로와 변화를 가져다주었을지 상상해 본다. 맨발 걷기가 운동은 물론 자연과 연결되는 시간,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맨발로 해변을 걸으며, 몸의 변화를 느끼고,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았을 것이다.


이 공무원 국장의 사연은 나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내가 걷는 길을 따라 스스로 걷기 시작한 그가 더 건강해지고,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그의 사례가 널리 퍼져, 더 많은 이들이 맨발로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평화를 찾기를 희망한다.


몇 년 전, 어느 병원 입구에서 보았던 문구가 생각난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인류를 구하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맨발 걷기가 누군가에게 생명을 구하는 일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저 작은 변화가 사람의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 내가 걷는 길을 다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따라 걷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건강한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일이며 홍익정신 실천으로 느낀다.


오늘 아침, 나는 행복하다.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 나만의 것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도 퍼져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끄는 과정 속에서, 내가 그 길의 작은 등불이 되었음을 느낀다.

사진, 글_ 스토리 크리에이터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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