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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Oct 20. 2024

미래 국악의 맥, 청소년들의 꿈과 함께한 하루!

136. 글소풍

미래를 향한 국악의 맥, 청소년들의 꿈과 함께한 하루!

10월 19일, 비가 그친 주말 광명시 일대는 청소년 열정과 광명농악대축제 개막을 알리는 ‘제16회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로 북적였다. 광명농악보존회가 주관한 이날 대회는 농악, 기악, 무용 등 세 분야로 펼쳐졌다. 라이브 무용의 중심 무용가, 광주광역시 무형유산 가야금 예능보유자, 교수, 명인, 모 방송사 국악관현악단 해금 부수석, 국립관현악단 단원, 예술교육의 힘을 믿는다는 한국무용가 등 15명의 심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악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심사장은 휴대폰을 일시 주최 측에 반납하는 과정 등 긴장감이 돈다. 드디어 심사에 들어간다. 필자는 기악 부문 진행자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 경험은 깊은 감동이었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시상식 후 단체, 사진_ 조연섭
청소년 참가자, 사진_ 조연섭
원 무용단, 서한우류 버꾸춤, 축하공연외
농악 심사중
심사위원 휴대폰 압수, 사진_ 조연섭
좌, 무용, 우, 농악 심사위원
발표 박수, 기악 심사위원

하루 종일 이어진 대회 참가자들의 연주 속에서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피리, 거문고, 아쟁, 해금, 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 특히 거문고의 울림이 남긴 여운은 특별했다. 거문고는 때리고 뜯는 연주법으로 남성적인 힘과 박진감을 전달하는 악기인데, 그 묵직한 소리는 청소년 연주자의 패기와 맞물려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또한, 피리의 맑고도 강렬한 소리는 정신과 영혼을 맑게 해 주었다. 하루 종일 피리 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나를 정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나는 또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일반적인 반주로만 여겨졌던 ‘지정고수‘소리와 타악의 박자가 국악의 깊이를 더해주었고, 그 고수의 소리를 통해 연주자의 표정과 국악이 주는 감동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반복된 훈련과 교육이 쌓여 완성되는 그들의 연주는, 결국 우리에게 끊임없는 배움과 훈련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이제 국악은 과거를 잇는 전통의 예술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열정과 꿈이 더해져 미래로 나아가는 예술임을 실감하게 된 하루였다. 그들이 국악을 연주하는 동안, 나는 그들의 손끝에서 울리는 소리가 꿈과 미래가 담긴 소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날 대회의 국회의장상인 종합대상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싱인 최우수상을 각각 차지한 기악 고등부 이남형과 무용 고등부 이예린은, 각자의 악기와 무용으로 국악의 새 시대를 열었다. 그들의 노력과 열정이 빚어낸 소리는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이날의 여운을 품고, 필자는 다음날인 20일 휴일에 광명동굴 빛의 광장에서 열릴 광명농악대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길놀이와 명인전이 펼쳐질 대축제에서 나는 메인 무대 진행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전통 농악의 흥겨운 리듬과 함께할 그 순간을 기대하며, 전날 청소년들의 순수한 꿈을 봤던 감동을 떠올리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국악을 지고 나아갈 청소년들의 미래를 보며 그들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그리고 국악이 그들의 삶에 풍성한 결실을 맺길 간절히 바란다. 그들이 걸어가는 길이 곧 국악의 미래가 될 것이며, 그 길 위에서 국악의 전통은 끊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다. 그날 나는 그들과 함께, 국악의 맥을 잇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고 있었다.


경기도 무형문화유산 광명농악 보유자인 임웅수 대한민국농악연합회 이사장은 시상식에 앞서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임웅수 이사장 저서, 꿈, 함께가는 길 표지

“우리 국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일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외로움과 고독함 속에서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가능한 여정입니다. 이러한 도전 속에서도 꿋꿋이 걸어가며 자신을 극복한 차세대 국악인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여러분의 열정이 국악의 미래를 밝히리라 믿습니다.”


평소 청소년 국악대중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악진흥법 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임 이사장의 이 말은 국악의 길을 걷는 미래 국악인 청소년들에게 큰 용기와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사진, 글_ 조연섭 작가, 문화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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