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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Oct 27. 2024

산삼 심기 28년, ‘백두대간 산삼심기 축제’ 성황

49. News

백두대간의 숨결을 이어가는 28년 차 산삼심기 축제 성료

주말 아침, 깊은 산내음과 단풍 절정의 명품숲 두타산 무릉계 광장에서 백두대간보전회가 주최하는 제28회 백두대간 산삼심기 축제가 열렸다.


백두대간, 우리 민족의 뼈대를 이루는 산맥의 중심에, 생명의 씨앗을 심는 날이다. 여기는 산삼이 자라는 대표적 서식지의 한 곳이자 백두대간 생태복원의 상징인 두타산, 청옥산, 고적대의 무릉계 초입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손길을 빌려 이곳에 생명의 뿌리를 내려준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것이다. 축제는 1부 산신제, 2부 개회식, 3부 산삼심기 체험으로 진행됐다.


가을 단풍이 절정에 이른 주말 전국에서 모인 400여 명의 회원들과 시민, 관광객, 사회단체의 회원들까지 모두가 함께 산삼을 심기 위해 두타산 무릉계에 모였다. 이날 준비된 체험 재료는 2년생 묘삼 3천 뿌리와 산삼 씨앗 5kg이다.  행사 첫 번째 순서로 산신제를 올리며, 백두대간 산신께 산삼을 바치고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통놀이마당예술단의 음악난타 축하공연이 이어고 공식 개회식이 시작했다.


개회식에 이어 특별한 체험이 또 하나 준비되어 있었다. 친환경 풍선에 산삼 씨앗을 넣고 하늘로 띄우는 “풍선 날리기” 체험이다. 바람에 실려 날아간 풍선은 자연스레 흩어지고, 그 안의 산삼 씨앗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천천히 자라나길 기다린다. 이 씨앗들은 전국 곳곳, 백두대간의 산자락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들의 자리, 그러나 그 자리가 바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리라.


이어진 순서는 산삼을 심는 방법 안내다. “피나무, 벚나무, 칭칭 나무 등 여러 종류의 활엽수 등 오래된 나무들이 있는 곳에 삼들이 자라기 적합한 지역이고 습한 곳보다는 반음지 통풍이 잘되는 곳에 심어 달라”는 보전회 김경한 이사는 전했다. 초록색 조끼를 입은 보전회 회원들의 안내에 따라 산삼 씨앗 배부가 시작됐다. 씨앗을 받아 든 김은미, 김영현 등 회원들은 무릉계 일대 산속으로 잠시 올라간다. 두툼한 흙을 파헤쳐 산삼 뿌리를 묻고, 손으로 흙을 다독이며 다짐한다. “여기에 잘 자라다오.” 나중에 다시 찾았을 때는 이미 풀 속에 숨겨져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작은 생명의 씨앗은 산속 깊은 곳에서 자라나 생태계의 일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축제는 동해시와 동부지방산림청, 한라시멘트, 쌍용 C&E 동해공장, 한국전력 등 후원으로 백두대간보전회의 Eco-백두대간 2+운동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러한 후원과 함께 오늘의 행사는 성대하게 진행됐다.


축제를 마감하는 백두대간보전회 최종복 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Q. 산삼심기 28년이 생태계에 미치는 가치는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첫째, 자연 회복과 생물 다양성 보존에 있습니다. 또한 산삼은 숲 속의 토양을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해 생태계 순환에 기여합니다. 둘째, 산삼 재배 환경에서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이 확산되어 생물다양성이 증진됩니다. 셋째, 산삼심기는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해 자연 생태계를 존중하며 장기적인 생태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라고 말했다. 마치 산에 깃든 생명들이 자연과 사람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듯하다. 올해로 28회를 맞은 백두대간 산삼심기 축제는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이어져 온 그 자체로 생명력이 깃든 축제다.


저마다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장소에 심은 산삼들이, 앞으로도 백두대간과 함께 무성하게 자라나길 소망하며, 그 산삼들처럼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이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후손들에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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