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치른 2014인천아시안 게임보다 암울한 2018평창동계올림픽 D-365 >
최근 모처럼 평창동계올림픽 소식이 활개친다. 개최를 딱 1년 앞둔 시점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와 특집기사가 성행한다. 시의에 따른 현상이어서 제목과 내용에 여러 숫자와 수치가 문패마냥 걸려있다.
그 중 자주 언급된 숫자는 세 가지를 꼽는다면 ‘64’, ‘95’, ‘4’이다.
‘64’는 올림픽을 통한 경제적 효과 추정액 64조원(정확하게는 64조 9000억)을 뜻한다. 올림픽 관련 투자 및 소비 지출에 따른 직접 효과 21조1000억 원과 43조8000억 원의 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합친 금액이다.
‘95’는 평창동계올림픽 12개 경기장의 공정률 95%를 말한다.
‘4’는 한국의 평창동계올림픽 목표 순위이다. 금 8개,은 4개,동 메달 8개 등 메달 20개로 종합순위 4위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참고하여 나 역시 평창올림픽을 상징하는 세 가지 숫자를 꼽아보겠다.
‘38’, ‘97’, ‘220’
‘38’은 국민의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감이 표현된 수치이다. 지난 2월 7일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전망: D-1년> 설문조사 항목 중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보는가’를 보면 성공적 대회로 답한 비율은 49%에 그친다. 반면 38%는 성공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고, 12%는 무응답이다. 이 수치는 평창올림픽 관심도와 상응한다. 관심을 가진 비율은 48%이고 관심이 없는 비율이 50%이기 때문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 16일 전 설문조사에서 63%가 성공적 개최를 전망했던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실로 민망한 수치이다.
'97'은 최순실과 부역자들 침바른 평창올림픽 지원 예산액 97억을 뜻한다. 2017년 예산액 중 정부 주도 평창문화올림픽 지원예산 290억600만원에서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97억원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사업으로 의심받고 있다.
'220'은 2016년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공공공사 임금 체불 금액인 220억을 뜻한다. 2016년 12월 기준 올림픽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강원도에만 3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설 명절을 이틀 남긴 지난 1월 25일 강원도청 앞에서 <설 명절 앞두고 체불에 고통 받는 건설노동자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정부와 강원도가 건설 노동자에게 가하는 인권탄압은 임금 체불을 넘어, 표준임대차계약서 체결, 건설기계 지급보증서 미발급등 법 조차 위반하는 지경이다.
개막을 일 년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의 현재는 경기장 공정률 95%와 올림픽 경제효과 64조원이 넘실거리는 꿈의 무대가 아니다. 나라를 말아 먹은 국정농단 주역들의 가장 진한 침이 발린, 경기장 건설현장 노동자의 임금 체불은 물론 각종 노동법 위반이 버젓이 일어나는 무법천지다.
이것이 바로 개최를 일년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이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인천아시안게임보다 보다 암울한 이유다. 기본마저 무너진 곳에 무슨 기대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