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하게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귀뚜라미가 우리네 사람들의 안쓰러운 모습과 닮아서일까. 각자의 노래를 각자의 자리에서 부르는 것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싶은 작가들과도 닮아 있다.
브런치스토리뉴비인 나도 그렇게 나의 노래를 조금 부르고 있었을뿐인데 며칠 전 어느날 문득 나에게 스캠이 걸어왔다. 작가 제안이라는 형식까지 갖추고 예비작가 계정으로 말이다. 메일을확인하니 내용이 없어서 어떤 제안인가 물었더니 답장이 오기를아래와 같았다.
일주일에 한 편인데 1350달러라고..어 좋은데..한강작가의 수상도 그렇고 요즘 난리난 K문화에의 갈증이 이런걸 요구하는건가. 그치만 그 많은 작가님들 중에 왜 나를..나는 완죤 쵸짜인데..책도 안내본 신인도 아닌 무명이고..영어를 한대서 그러나..스캠일 수 있겠다..어이가 없네..작가 아닐 때도 이런 노골적인 스캠 시도당해본 적이 없는데 글 좀 써볼까 하자마자 이런 타이밍에? 이렇게 발빠르게? 나만 모르는 신종유형인가?어지간한 유형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난감하네..
우선은 브런치북 고객센터에 이런 제안이 왔는데 다른 작가님들도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살펴봐달라 문의해놓고 답장을 보내봤다. 명함이나 회사의 링크가 있으면 보내달라..연락이 없다. 진짜 미국갈 뻔..생각나도 안가고 있는데 사기당해서 갈 뻔하다니..
과거 오프라인에서 활약하던 다양한 사기범죄가 온라인의 시대와 코로나를 거치며 온라인으로 대거 넘어왔고 그들의 스토리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글 쓰는 힘없는 작가를 상대로 너무 하잖아..보이스피싱을 포함해서 사기를 치는 이들은 타고난 스토리텔러이고 집단창작을 하는지 꽤나 현재 이슈를 잘 캐치해서 걸맞는 플롯으로 그럴듯하고 발빠르게 생산되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안 해도 되는데..브런치에서 작가를 해도 되겠어 아주.. AI도구들을 이용해서 음성변조를 넘어서서 가족친지의 얼굴을 하고 덫을 놓을 수있다까지가 내가 따라잡은 유형이었는데 이건 유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진화하며 열일을 하고들 계시는 거네. 스캠들은 수법과 유형이 다르지만 최종 귀결점은 하나다. 비슷한 일을 당해본 친구와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도 자신의 업종에서 비슷한 일을 당했었는데 전문분야에서 있음직한 그럴싸한 제안으로 솔깃하게 한 후 차츰 그 일을 진행하는듯한 과정에서 본래의 그 대단한 목적이 되는 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영혼을 돈과 함께 갉아먹는 클래식한 나쁜 짓이 아닌가. 희망과 기대를 이용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자신들이 짠 치밀한 그물에 순진한 어린 양이 걸리길 어둠속에서 미소를 지으며 삶의 곳곳에서 레몬이 되어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몇명의 순수한 영혼을 무너뜨리려고..순수한 영혼은 그렇게 삶의 쓰라림을 맛보고 인생을 배워가는 뭐 그런 스토리가 너무 흔해진 엎어지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다.순수함으로 무장한나의 고귀하고 존경해 마지않는 작가님들이 행여나 한 명이라도 이런 악랄한 새로운 유형의 나쁜 짓에 마음 상하지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올려본다.지켜지지 않을 약속 따위에 마음을 주지 마시라고..
똥손으로 처음 클래식기타를 동료에게 배울때 코드를 요청했을 정도로 소금인형과부활김재희의 소나기와 함께 어린 날 많이 들었던 따뜻한 노래로 시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새로운 날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