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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lish Nov 11. 2024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자주 꾸는 꿈

내키지 않는 길을 운전하다가 마음을 가라앉혀줄 선율을 기대하며 라디오를 틀어본다. 내 마음 나도 모르게..언젠가  학교에서 배운 듯한 노래이다.


은호는 아직도 하늘을 나는  을 꾼다.

그 시절 아이들과 동네를 누비고 들녘을 내달렸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영화 속 이야기인양 모험을 하며 낯선 곳을 다니다 시련을 겪기도 한다. 강을 연어처럼 거슬러 헤엄치기도 하고 낯선 나라의 성 위로 연료를 태우듯 무언지 모를 가루를 뿌리며 하늘을 날다 연료가 떨어지면 내려 쉬어가기도 한다. 영화라도 본 날에는 더 깊은 모험 속으로 들어가서 쓰러진 사람들을 일으키고 위기에 처한 이들을 독려한다. 더이상 아이가 아닌데 성장기의 키 크는 꿈처럼 아득해지는 꿈을 꾸기도 한다. 생생한 꿈에서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는 몸짓에 깨거나 위험한 순간에 가위눌리듯 깨거나 하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심리학적인 또는 현실과의 인과를  찾아 삶을 더듬어 보지만 도무지 끼워 맞출 수 없는 바늘구멍처럼 또는 삶과 죽음의 비밀처럼 미궁에 빠지고 만다. 누구였더라..등장인물은 내가 아는 이 같기도 하고 상관없는 이 같기도 하고 영화에서 봤던가도 싶고.. 꿈에서 본 등장인물이 입었던 옷의 색감까지 기억하는데 누군지는 알 수가 없다. 마음의 고향으로 가려하지만 꿈에서만 어디든 갈 수 있는 은호가 된다. 이전에 사랑했던 이 같기도 하고 우정을 나눈 절친한 벗이나 형제 같기도 하지만 정체를 둘러싼 희뿌연 장막 때문에 꿈인줄 알 뿐이다.

한때는 생명을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은 존재가 있었지만 길을 떠나 다른 세상에 살게 되었다. 다른 차원처럼 그 시절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그렇게 같은 또는 완전 다른 사람이다.
길은 떠날 수도 있지만 돌아오라고 있는 것인데  쉽게 길을 찾지 못한다. 고의일수도 실수일수도. 하지만 다른 이가 되어 버린 사람이여. 꿈에서는 내가 아는 모습으로 고개를 들며 나를 아련하게 바라본다. 하나인여럿인지 모를 인연들이 꼬리를 문다.

마음이 갈 길을 잃어 자신도 모르는 꿈을 꾸는건가. 이 노래였던가..꿈은 생생한데 노래는 벌써 아스라하다.

요즘에는  길 위에서 글을 쓴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을 세어보는 밤이다. 만드는 글은 힘들 것이다. 고뇌의 글을 쓰고 싶지 않아서 그 안을 들여다보고 문장을 붙들려 해보다가 안개가 유난히 짙은 밤 은호는 푸르른 안개를 헤치고 갈 길을 재촉해본다. 삶과 음의 한 가운데를 걸어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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