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갈등과 다툼에 부치는 담론
무지의 소치
어른이기 때문에 또는 알기 때문에 참아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 상대적 불평등이 있다.
잘못을 한 사람은 잘못을 모른다.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고 잘못을 모르니 반성을 할 수 없다. 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볼 수 없으니 반성은 할 수 없는 대신 다른 이의 잘못은 크게 잘 보여서 서로 물고 뜯고 씹는다. 그런 사람에게는 죄가 있으나 물을 수가 없다. 안 보이니까 못 보는 것을 물을 데가 없다. 그냥 돌아서 갈 수밖에..
사람은 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긍정적인 편이라 아무리 어러운 문제를 만난다해도 길은 있으리라 최선의 것을 찾으려는 마음이 있지마는 나이가 들어 알게된 진실은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는 쪽에 손을 들게 된다. 아니 삶이 피폐하고 힘들어서 안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은 되려 어렵지 않으나 좋은 쪽으로 바뀌는 것은 동화책이나 소설책에서처럼 쉽지가 않다. 우주만물 변하지않는 것이 없고 변증법은 원자부터 시작해서 모든 존재에 적용되는 과학임에도 사람이 발전은 할 수 있으되 개선이 된다는 것은 오뉴월 서리만큼 귀한 것이리라. 결핍과 상처없이 성장하는 것은 더더구나 힘들다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말없이 고생만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죽을 때까지 다른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고 자신만을 챙기는 이들도 있다. 하늘 아래 독불장군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종류가 달라서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런 종류의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다. 요즘의 I와 E의 차이와는 차원이 다른 정치적인 미묘한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맡겨놓은 것처럼 손부터 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부 퍼주고 자신이 힘들 때에는 남에게 말 할 수가 없어서 밀려오는 삶의 무게를 온전히 혼자 떠밀려 감당하기도 한다. 만만한 지인에게 화수분마냥 끝없이 달라는 이도 있는데 말이다. 사람의 차이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토록이나 극명하게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은호가 커서 마을을 떠나 어른이 되어 돌아보면 그렇게나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불공평한 다름이지만 그것이 삶의 인과가 되고 역사가 된다. 배려할 줄 아는 이들의 미덕과 선의를 예찬하고 싶은 밤이다.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