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토크와 테이스팅의 초청 연사인 김용재 작가님은 가을을 테마로 티들을 선정하셨는데아침, 오후, 저녁의 시간대에 어울리는 차들을 각각 꼽으셨다. 그중 아침에 어울리는 티로2개가 있었는데 그중 첫 번째가화이트 템플이었다.
앞서 시향기에 Core Tea 라인의 차들을 간략하게 소개했지만, 다시 한 번 간단하게나마 화이트 템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화이트 템플은 백차를 베이스로 다채롭고 이국적인 과일들과 향을 가미한 블렌딩 티다. 파인애플 조각, 망고 조각, 파파야 조각, 딸기, 레드커런트, 아르메니아 살구, 양앵두, 당귤나무 열매 껍질을 넣고 천연 향료를 입혔다.
화이트 템플은 이번 티 토크와 테이스팅에서 유일하게 냉침으로 마신 티였다. 작가님은 차를 뜨거운 물에 비해 냉침으로 우려낼 때 수어 시간씩 더 걸린다면서, 커피의 콜드블루의 예시를 들며 관련된 토크를 하셨다.
처음으로 시음한 티인 화이트 템플
작가님이 가져오신 작은 다기에 티를 따르셨고, 옆에서 옆으로 건네면서 앞에 놓인 작은 잔에 따랐다. 마시기 전, 먼저 향기를 맡아보았는데 원료를 시향했을 때와 비슷하게 시원하고 이국적인 향이 올라왔다. 냉침을 해서 차가운 온도 때문에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맛은 시원하고 신선했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마실 수 있었다. 진하지 않고 연했으나 지나치게 옅은 편은 아니라서 산뜻하게 마실 수 있는 티였다.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 등이 블렌딩된 걸 느낄 수 있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이스로 마셔서 그런지 이번에 테이스팅한 티들 중에서 가장 좋은 인상을 받았다.
다음으로 시음한 그린 자스민트
가을 아침의 두 번째 티는 그린 자스민트였다. 유기농 자스민 녹차와 유기농 스피어민트, 그리고 스피어민트 오일을 블렌딩한 티다. 아침에 화이트 템플을 가볍게 마시면서 시작하기 좋은데, (시간이 지나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보다 조금 더 차다운 차를 마셔보고 싶다면 그린 자스민트를 추천한다고 하셨다.
이번에도 티를 마시기 전에 먼저 향기를 맡아봤다. 그전에 원료를 시향했을 때도 톡 쏘는 듯이 강한 민트향에 인상이 깊었는데, 차로 끓여서 조금 더 물에 우려낸 느낌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향에 고유한 특색이 잘 남아있었다.
의외로 맛은 향에 비해 옅어 예상과 달라 놀랐다. 그러나 쏘는 것처럼 시원한 맛이 혀를 감싸주면서 올라왔고, 향기보다 연했다는 것이지 맛 자체가 미미한 건 아니었다. 아침을 일깨우기에는 충분했다.
작가님께서 그릇에 찻잎을 담으며 향을 맡아보기를 권하셨다. 이미 시향을 해봤지만 짦은 시간 동안 향을 맡아본 거라, 원료를 눈으로 감상하며 향기를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녹차와 스피어민트가 어우러진 모습이 은은하게 예뻤다. 향기도 내가 맡아봤던 그대로라 기억이 떠오름과 동시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을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기 좋은 티로 고르셨는데, 개인적으로 둘 중에서 화이트 템플이 좋았다. 위에서 이미 말했지만 아무래도 아이스로 마셨던 게 인상적이라 더 좋게 느껴진 거 같다. 백차인 것도 좋았고, 향도 가장 시원한 느낌에 과하지 않게 자연스러워서 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