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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1) : 열정의 두 얼굴

열정(Passion) | 차를 건넬 때, 열정은 조용히 잠긴다.

by 티백 자판기
티컵 시리즈 ① | 열정(Passion)


차를 건넬 때, 열정은 조용히 잠긴다.

열정의 잔 3.png 티컵 시리즈 1-2 : 열정의 잠(沈)


차를 건넬 때, 열정은 조용히 잠긴다.

뜨거운 마음을 차분한 겉모습으로 포장하여, 한 잔의 차에 담아 전한다. 열정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고들 하지만, 실상 대다수는 타인의 강렬한 감정을 마주하기를 어려워한다.

그들의 불타는 마음만큼 함께 달아오르지 못하는 것, 그 진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차분한 대화 속에서 열정은 부드러워지고, 감정은 정제된다. 격렬한 감동도, 벅찬 감정도 차의 온기에 녹아들어 잔잔한 미소로 변모한다.


열정의 잔 2.png 티컵 시리즈 1-2 : 열정의 승(昇)


그래서 우리는 차를 마실 때, 열정을 잔 밑으로 숨긴다. 말로 다하지 못한 마음들이 잔 속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함께 공명하기보다는 잔잔한 표면 아래 고요히 가라앉힌다. 그러나 숨겨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한 모금을 머금는 순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처음부터 차 안에 녹아있던 것은 단순한 향이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열정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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