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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2) : 드러내고픈 절망

절망(Despair) | 절망을 입에서 떼어내기란 쉽지 않다.

by 티백 자판기
티컵 시리즈 ② | 절망(Despair)


절망을 입에서 떼어내기란 쉽지 않다.

절망의 잔 1.png 티컵 시리즈 2-1 : 절망의 파(破)


절망을 입에서 떼어내기란 쉽지 않다.

타인은 절망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면서도 피하고 싶어한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거운 절망을 삼켜 가벼운 희극으로 승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망은 미묘한 줄타기를 필요로 한다. 좋은 안주거리이면서도, 온전히 드러내서도 완전히 감추어서도 안 되는 위태로운 균형이 요구되는 것이다. 자신의 절망을 풀어내기 위해 대화를 시작한 사람은, 점차 더 깊은 속내를 드러내다 보면 그것이 결국 자신을 향한 비수가 될 것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감정의 심연이 깊어질수록, 모든 것을 토해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더 이상 담아둘 수 없는 어둠이 넘쳐흐르고, 억눌린 말들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그렇게 무거운 감정을 담은 잔은 서서히 금이 가고,


절망의 잔 2.png 티컵 시리즈 2-2 : 결국, 빈 잔


마침내 이 잔이 깨지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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