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 말할 수 없는 것들의 용기(容器)

티컵 시리즈(Teacup Series) 서문

티컵 시리즈 ⓪ | 프롤로그(Prologue)

사람과 사람 사이엔 항상 잔이 있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의 용기(容器)

사람과 사람 사이엔 항상 잔이 있다. 우리는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한다. 그 잔들은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우리의 관계를 매개하는 침묵의 증인이다.

사람들은 늘 그 잔을 두고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진정하고 싶은 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감정들을 그 잔에 담아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잔은 우리가 표현하지 못한 내면의 창고가 된다.

티컵 시리즈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미처 말로 하지 못한 감정이 찻잔에 담겨있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

열정, 절망, 기쁨, 그리움, 분노... 이 모든 감정이 찻잔이라는 형태로 시각화된다면 무엇이 보일까?

이 연작은 차를 마신다는 일상적 행위 속에 숨겨진 깊은 감정의 레이어를 탐색한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는 것은 단순한 음료의 제공이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의 전달이다.

우리가 마주 앉아 차를 마실 때, 그 찻잔 속에는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고요히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때로 말보다 더 진실하고, 더 깊고, 더 오래 남는다.

티컵 시리즈는 이렇게 침묵 속에 담긴 언어, 잔 속에 녹아든 감정의 풍경을 시각화하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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