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MAD TEA - Darjeeling Tea
13:30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인 다즐링은 '홍차의 샴페인'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향이 독특하고 떫으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어느 날 티백 샘플러에서 아마드의 다즐링 티를 만났고, 약간 저렴한? 버전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에겐 샴페인이 아니라 '꼬수운 참기름' 맛처럼 느껴졌다.
다즐링은 인도 히말라야 산맥의 고지대에서 재배된다. 때문에 다즐링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향을 차 애호가들은 머스캣 포도에 비유하기도 한다. 머스캣 포도가 다 뭐야, 나는 지금껏 머스켓 포도보다 참기름 두른 간장밥을 훨씬 많이 먹고 자랐거늘.. 샴페인보다 뭔가 익숙한 아는 맛이 나서 사실 기뻤다.
다즐링의 균형 잡힌 향미를 제대로 느끼려면 첫 물차 두 물차…(찻잎 수확시기에 따른 분류)를 구분해 잎차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초심자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맛있는 차 한 잔을 고르려다 그전에 공부할 게 산더미라 포기하고 싶어 진다.
따라서 티백 하나로 손쉽게 다즐링의 매력을 찍먹(음식을 맛보기 전 소스를 살짝 찍어서 간을 보듯,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 테스트 시간을 갖는다는 뜻)할 수 있는 아마드의 다즐링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쉽게 우릴 수 있다! 이 차는 목 넘김이 부드럽고, 찻물이 식은 후에도 안정적인 맛을 유지하는 편이라 느긋하게 마시기 좋다. 티브이로만 봐오던 히말라야의 쾌청한 기운을 음미하기에 제격이다.
샘플러에 포함된 티백 하나에 뿅 반해버려서 대량 주문해 놓고 마시는 중.(이래도 한 봉에 약 300원 꼴) 덕분에 마실 때마다 다양한 티푸드를 곁들이며 나만의 맛궁합을 탐색 중이다. 그러다 마주한 의외의 조합인 '아마드 다즐링 티와 김밥의 조화'는 그야말로 절묘하다. 짭짤한 김밥이 신선하고 산뜻한 다즐링 찻물과 만나 목멕히기 십상인 밥알 하나하나에 기름칠해주는 기분이랄까. 차 한 모금에 곁들인 음식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김밥에 고소함이 부족하다 싶을 땐 다즐링을 꺼내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