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L
1년 전 오후 6시 30분 한 환자분이 내게 진료 보러 와서 오열했다. 그녀는 내가 전공의 시절에 함께 일하던 병원의 직원이었고, 영문을 모르는 난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난 처음으로 일찍 병원 문을 닫고 떨리는 마음으로 응급실로 향했다. 그날의 장면이, 소리가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움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네 결정에 너만의 이유를 가지지 못하면 전문가가 아니다." "이전 진단을 염두에 두어야겠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너와 만나는 이 입원이 그 사람의 인생에서는 소중한 기회이다."라는 말로 전공의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가졌던 그는 인생을 통틀어 날 가장 힘들게 한 분이었지만 원망보다는 고마움이 크다. 때때로 내게 소중한 환자를 맡겨주었던 그는 1년 전 마지막 날 진솔한 대화 한 번 하지 못하고 애석하게 세상을 등졌다.
"선생님, 좋은 생각이에요"라는 그의 칭찬 한마디에 환자분들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그것이 나만의 추모라 생각하며 묵묵히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어린 그의 제자들이, 동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의 신념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