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불안, 관계의 문제
정신과에서 약으로 내 불안을 조절하고, 면담하는 것만으로 사회불안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종종 해결됩니다. 오늘은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의 문제(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가 어떻게 내 불안을 조절하고, 내 생각을 알면서 호전될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각자가 '도사'들입니다. :
(신영철 교수님의 말씀)
각자의 눈빛에서, 말 몇 마디에서 그 의도[사회적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쉽게 내 생각에 확신을 갖습니다. 주로 관계에서 상처가 많거나, 불안이 높은 경우 이렇게 쉬운 일반화를 합니다.
그럼 이러한 경향성(몇몇 단서로 상대방의 생각과 기분을 알아내려는)이 높은 사람은 사회생활을 잘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치료 시에 상대방의 감정 및 의도를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특히 상담 시에는 그 사람의 주변관계, 환경을 통해서 어떤 생각, 감정을 가지겠구나 가정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의 가정 = 내담자의 생각'
이 아니라는 것!
이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노련한 의사들도 여러 경험 및 공부를 통해서 알아내려고 노력은 하지만 가정한 것을 내담자에게 돌려주고('이런 갓 같네요, 이런 생각이 있군요') 확인하고 또 내 생각을 조절하고 하는 여러 과정을 통해야 겨우 그 사람의 생각과 비슷해질 뿐입니다.
앞서 우리들이 '도사'라고 말한 의미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동안의 내 경험을 통해서 상대방의 생각, 감정을 유추하는 것은 좋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빨리 생각해 내서 미래의 파국적인 결말('결국 날 싫어하던걸', '발표를 망칠 거야' 등..)을 대비하려는 대처방안 중 하나죠. 다만 경험 많은 정신과 의사도 수없이 가정하고 비교해서 겨우 도출해 내는 이 과정을 우리는 단기간에 우리의 경험만으로 생각하고 또 확신합니다. 별다른 확인 없이 말이죠.
이전의 글과 마찬가지의 결론이며, 진료 시에 수없이 설명드리는 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과 사실은 다르다.
어떻게 생각하면 단순한 이 말이 많은 관계의 문제, 불안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런 식으로 자극과 반응 사이에 있는 생각의 공간을 넓힌다면 반복되는 관계의 문제를 바꿀 수 있습니다.
by 경희궁삼성정신건강의학과 장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