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이런 일이 많으니 괜찮으시죠?

죽음에 대하여

by 장현채

2019년 추운 날 아침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


"0 경찰서의 0 형사입니다. 원장님과 통화 가능할까요? 그 병원에 다녔던 0 씨가 오늘 사망하셨습니다."


괜찮지 않다. 죽음과 가까운 내 직업, 나를 탓하는 순간이다. 내과나 외과에서의 죽음과 달리 병이 신체 기능을 악화시키는 경우는 드물지만 스스로 비관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공의 시절부터 내 곁을 떠난 환자분들, 내 탓만은 아니지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날 그 분과의 기억 속으로 데려간다. '이런 일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었지? 내가 안 좋아지게 한 것은 아닌가?' 내 환자들에게 주변의 누군가가 사망했을 때 과거에 대한 후회는 하지 말라고 말해주는데 정작 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며칠이면 좋아질 것을 안다. 또 나름의 넘기는 방법도 있다.

마음을 좀 정리했으면 이제는 보호자와 만날 시간이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진심으로 애도한다. 보험회사에서 와서 필요한 서류를 가지러 오는 경우도 있다. 내게도 그에게도 일이지만 그 차가운 표정에 괜히 밉다.

일이 마무리되려고 하면 동료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또 자세히 말은 하지 않지만 내 아내, 자녀에게도 치유를 받는다. 의사는 환자의 죽음으로 많은 것을 배운다. 하지만 익숙해져서는 안 되고 내 탓을 생각 안 해서는 안된다. 마음을 다시 잡고 묵묵히 나아간다.


평안하기를(eberhard grossgaste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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